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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시의회 갈등에 추경안 처리 불발…11일로 연기

김기덕 기자I 2022.04.08 14:46:02

오세훈 공약사업 예산 줄줄이 ''삭감''
"벽 부딪혀 안타까워" vs "내로남불 편성"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올해 첫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처리가 결국 불발됐다. 오세훈표 공약사업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시의회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증액하는 등 추경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며 지난해에 이어 치열한 예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8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의회는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제외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심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예정일을 넘기게 됐다.

그동안 서울시와 시의회는 추경안을 둘러싸고 날선 신경전을 펼치며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주 시의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 영테크(재무상담) 운영, 서울형 교육플랫폼 구축 등 오세훈 시장의 공약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게 발단이 됐다.

현재 시의회는 110석 중 99석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서울시와 예산 전쟁을 벌일 당시에도 소상공인 지원을 명목으로 코로나19 생존지원금 3조원 편성을 주장하며 서울시와 강하게 맞붙은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번 추경 예산 삭감과 관련해 SNS를 통해 “‘오세훈 사업’이라는 이유로, 청년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 다시 벽에 부딪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5일 예결위 회의에서는 시의회 의원들과 서울시 간 설전이 벌어지면서 추경안 심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추경예산이 당초 취지인 방역과 민생 지원이 아닌 오세훈 역점 사업 부활에 초점을 뒀다”며 “서울시는 되고, 시의회는 안된다는 내로남불 편성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의회는 임시회 회기를 11일까지 연장해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재차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의회 본회의 전경.(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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