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준석, ‘尹 고발 사주’ 의혹에 “당무감사서 파악할 것”

박태진 기자I 2021.09.03 16:35:02

후보개입 있었다면 굉장히 심각…현재 단언 어려워
내년 대선 키워드 ‘파부침주’…그 이상의 파격 준비
“자기정치 한다는 지적에도 내 길 갈 것”

[이데일리 박태진 이상원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당무 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그 시작점을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제의 문건이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송파갑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의원 본인이 문건을 이첩 받았는지 불확실하게 답변하고 있다. 그런 부분도 당무 감사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 법률지원단에 계신 분들도 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그 부분을 더 엄격하게 당무 감사에서 밝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선 경선) 후보의 개입이 있었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는 데에 동의한다”면서도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여러 가지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대선 검증단 설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런 사안에 대처할 수 있는 검증단 설치가 지연되게 된 것을 아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경선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조항과 관련해서는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입시제도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공부를 못한다. 대권주자들이 유불리를 많이 고민하겠지만, 국민은 결국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선택할 것”이라며 “(당대표 선거 때처럼) 당심과 민심이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역선택 영향이라는 주장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다만, 여론조사에 대해 매번 의미부여를 하기는 힘들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앞서 토론회 모두발언에서는 “조직선거나 통합론만으로는 안 된다.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이길 수 있다”며 내년 대선의 키워드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제시했다.

그는 “총선이 3년 남아 있는 시점에서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으니 많이 위축이 됐다”면서도 “하지만 다시 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고 한다.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닌,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고자 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정권교체를 위해 그 이상의 파격을 준비하겠다. 개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 한 치라도 더 중간지역을 공략해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이 대표의 일문일답이다.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30대 대표이자 청년정치 아이콘으로 석달째 당대표를 해오고 있는데 스스로 평가할 때 몇 점을 줄 수 있나.

△스스로는 100점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까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평가를 받으려면 여론조사를 참조할수밖에 없는데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39점을 맞았다. 앞으로 직무수행평가에서 더 좋은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당 대표가 되고나서 가장 잘한 일과 못한 일 또 아쉬운 일은 무엇인가.

△가장 잘한 일은 누구에도 빚지지 않은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문법을 많이 깼다. 과거 전당대회에서는 조직동원과 세대결을 위해 꽹가리와 장구를 치며 목소리 큰 사람 위주로 돌아갔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메시지 중심, 정당개혁 공약중심으로 치렀다. 이 때문에 정당 개혁에 대한 메시지를 투사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조직선거를 지양해서 빚진 분 없기에 대변인 토론 등 현실화 된 정당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서 매우 긍정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당개혁이라는 것이 항상 움직임에 대한 반동이 센 과정이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조금 더 치밀하게 정당 계획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혁신 기대가 높았다. 지난 석달 동안 국민의힘 제1야당의 체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두려워하지 않고 말하겠다. 보수혁신의 가장 중차대한 과제는 과거 보수의 양태와 주안점과 다소 결별하는 것이고 이것이 국민들이 기대하는 방향일 것이다. 아무래도 저는 2017년에 탄핵국면에서 분당사태 겪으며 바른정당을 통해 제 꿈을 실현하려했으나 안타깝게 작년에 보수대통합으로 마무리가 됐다. 3년간 힘들었고 이를 실패한 경험으로 규정한다. 저희가 실패한 이유를 분석해보자면, 중학교때 ‘소금물 농도 조절’ 문제 나오지 않나. 지금까지 보수 정당의 소금물은 소금의 농도가 너무 짙어서 대중이 마실수 없는 물이었다. 바른정당 분당 시도를 통해서 아예 소금물을 벗어나서 새로 차리려 했다. 오히려 지금은 제가 당대표로서 소금물 농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당대표 된 뒤에 책임당원이 28만명이었는데 지금 40만명까지 증가하면서 당비를 내는 당원이 늘고 있다. 대선 때까지 젊은 지지층, 지금과 약간 다른 지지층의 유입을 시도하다보면 어느 순간 중도의 젊은 세대도 마실 수 있는 농도의 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한다.

- 과거 어느 기업인이 기업은 일류, 행정은 이류, 정치는 삼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보기에 한국의 기업, 정부, 정치분야를 다른 나라하고 비교하면 어떻게 평가하는지. 국내 문제에만 얽매이는 갈라파고스 군도로 전락한 한국 정치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개선하고 싶은가?

△국민들은 항상 높은 곳을 지향하는 국민이다. 산업화의 영광을 이룬 뒤에도 민주화를 이뤘다. 정치,기업,정부 모두 다 삼류라는 생각으로 더 나은 곳을 지향해야한다. 당대표로 취임하고 각국 대사분들과의 접견을 최근까지 진행했다. 다들 우리나라의 정치가 한층 젊어질 기대를 했으며 각자의 국가에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의 위치라는 인식을 계속 하지만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생각가지고 국제사회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기후변화 등 글로벌 아젠다에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당들이 기업논리에 밀려 기후변화 대응, 환경에 대한 고민 등을 억제해온 면이 있다. 다만 우리가 선도하는 역할을 하면 국제사회에서 기업의 위치도 달라질 수있다. 현대차그룹에서도 고급차 브랜드에 있어 2025년까지 전동화 완료하겠다는 것은 기업이 앞서 나가는 것이다. 오히려 기업이 선도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으로 이러한 아젠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메인뉴스를 보면 미 특정지역의 어떤 살인사건이나 범죄사실의 경우는 메인뉴스로 관심 받지 못했다. (오히려) 세계 어디선가 어떤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관심을 많이 받았다. 미국 국민들은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 우리도 앞으로 국제뉴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언론에서 각별하게 신경써줬으면 좋겠다.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권교체 위기론까지 나온다. 가장 타개책 어떻게 찾을 것인가. 또한 소금물 농도 개혁론은 추상적 표현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혁을 해나갈 것인가.

△정당개혁이라면 정당이 어떤 전략으로 선거에 임할 것인지 바꾸는 과정일 것이다. 자조적으로 말하자면 국민의힘 선대 정당의 선거기획은 기본 1전략이 영남몰표다. 2전략이 충청, 강원 선전이고 3전략은 수도권 5대 5 싸움이다. 이 전략은 소외된 지역도 발생시키며 구태에 가깝다 본다. 지역구도나 이념구도에서 벗어나 다른 구도를 형성해야한다.

특히 지금까지 신경쓰지 못한 호남지역에 신경을 써 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운천 의원, 성일종 의원의 행보를 감사하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분들이 비대위에서 했던 노력은 과거와 역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역사를 반복되지 않게 하는 다짐이었다. 이것을 넘어서 이제 지도부에서는 호남에서도 당당하게 정책으로 경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호남 20대 여론, 특히 20대 남성 여론이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큰 격차로 초월했다. 그런 의미가 오히려 국민들은 국민의힘에서 미래를 얘기할때 호응해 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호남을 일례로 들었지만 젊은세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대선주자 행보와 결부돼 말하기 민감하지만 젊은 세대는 젊은세대 언어로 이야기하기 원한다. 최근에 정치권에서 젊은 세대를 MZ세대라고, (이들은) 불러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좋아하는 단어로 부르는 것을 보면서 ‘정치권이 또 실수하려는 것인가’라는 생각했다. 젊은 세대는 갈라파고스화되기 싫어한다. 젊은 세대 주택정책도 일자리 문제도 따로 있기 힘들다. 더이상 갈라파고스화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

-이준석 대표만의 필승 전략은?

△올해들어 큰 선거 몇 번 겪으며 방정식이 하나 있다. 처음에 서울시장선거에서도 초기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 지지도가 안철수 대표에 비해 크게 적게 나왔다. 바람을 타기 시작한 것은 젊은세대가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상승국면이 생겼다.

저도 전당대회에서 저는 굉장히 늦게 (출마 선언을) 결정했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누구나 부인하기 어려운 젊은세대 바람을 타고 올라왔다. 2030세대가 자신들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점찍은 뒤 한번도 보수정당을 보지 않던 자기 부모를 설득하고 나선 것이다. 여야도 마찬가지로 어느 쪽이 2030세대 마음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5060세대 표도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4월 총선 앞두고 제1야당에 범여권 정치인을 고발해 달라는 보도가 있었다. 당사자를 만나고 대표로서 이야기를 들어봤나.

△당사자를 만나거나 소통을 깊게 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해당 건에 있어서 김웅 의원의 경우 본인 입장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혀서 그것을 근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인물은 검찰에 재직중이신 분이라 따로 소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당시 지도부로 참여하고 있었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미래통합당 시절에 인지한바는 없었다. 당의 법률위원회는 수많은 자료를 이첩 받고 다룰 수도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회의에서 그런 문건이 다뤄진적이 없다는 사무처의 의견을 받았다. 해당 언론에서 추가적인 당의 입장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 계획은 없는가.

△결국에는 당무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그것에 시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언론보도가 나오면 좋을 듯 하다. 김 의원은 문건을 이첩 받았는지 그런 것들을 불확실하게 답변했다. 그런 부분도 당무감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윤 전 총장과 접촉하지는 않았나.

△제가 사실 이런 사안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한달 전에 선거 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사실 검증을 하는 검증단 설치를 언급한 바가 있다. 이번에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런 사안애 대처할 수 있는 대선 검증단 설치 지연이 아주 안타깝다. 지도부 논의를 통해 이런 문제에 대응하는 검증단을 구성할지에 대해 빠르게 검토하겠다.

-`국기문란 게이트`라고도 하는데, 법사위 소집 요구 등 이런 요구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당연히 이 사건이 실제적으로 우리당 후보의 개입이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 것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당에서도 적극적 협조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정황상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당내 진상조사 과정을 통해 윤 전 총장 스스로가 밝혀야 할 점과 해명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오수 검찰총장도 사실 조직 내 감찰을 시작할 수 있다는 내용 들었다. 문건 생산자가 검찰 쪽이기 때문에 검찰 쪽에서 빠르게 감찰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정당차원에서는 법률위원회에 전달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저희가 검증하는 것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빠르게 검증하는 것 이지만, 저희가 파악한 것이 오롯이 신뢰도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환경이다. 선거 앞서 이런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김오수 총장도 감찰 부분을 진행할 게 있으면 빠르게 정확하게 진행해주셨으면 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중립성 문제를 앓고 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2012년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매우 공정하고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이번에 제가 위촉했다. 그 당시 비상대책위원을 하면서 소위 말하는 ‘친박’, ‘친이’ 공천학살 문제가 대두됐을 때에도 정 위원장은 지도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 면전에서도 설전을 아끼지 않았다. 본인의 강단과 소신에 대해서 의심할 점은 없다.

저는 정 위원장이 흔들릴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과도하게 선관위에 압박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역선택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후보에게 유불리로 다가올 수 있지만 전당대회에서 룰에 대해 한마디도 안했다. 민심과 당심이 괴리될 수 있어서다.

입시제도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공부를 못한다. 대선주자들께서도 지금의 유불리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지만 결국 국민은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는 민심과 당심이 괴리되기는 힘들다. 당원들도 훈련된 유권자이고, 지지층도 일반국민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안해도 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홍준표 의원의 추격세가 보인다. 홍 의원의 선전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보통 역선택이 작용하려면 조직적인 역선택이고, 정략적 역선택이라면 가장 양자대결에서 약하게 나오는 쪽으로 몰려가는 것이 역선택이다. 제가 봤을 때는 그런 카테고리에 들어가기에는 어렵다. 역선택이라는 조직적인 행태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에도 재질문 조항이 있어,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의 경우 ‘난 모르겠다’라고 했다가 그중에서도 누가 더 좋겠냐고 반복하다 보면 선택한다는 것도 있다. 그런 문제 때문에도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2030세대 지지율이 높았던 이유를 원인을 분석해보려 하지만 정확히는 모르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통합이 결렬됐다. 안 대표가 독자출마하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가 가능한가.

△안 대표의 제3지대 행보에 대해 상당히 공감을 했고, 저는 이것이 가치 있는 행보이고 꼭 필요한 행보로 생각해서 바른미래당에서 한 솥밥을 먹은 시절이 있었다.

거대 양당 독주 속에서 국민적 기대치에 있어서 안 대표가 교섭단체를 만드는 성과를 냈다는 것을 국민들은 기억한다. 대선에서도 2017년 완주를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3지대 완주를 통해 본인의 가치를 어렵지만 관철하려고 했다. 이 부분은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마지막 단일화를 하려는 시도로, 처음 시도들보다 감동이나 기대치가 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안 대표가 오롯이 보전하면서 야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