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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전날(17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한 가운데, 검찰 역시 곧장 18일 항소했다. 양측 모두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정 차장의 혐의는 서울고법의 항소심 심리를 통해 유·무죄를 다시 판단 받게 됐다.
정 차장은 지난해 7월 29일 한동훈 검사장의 법무연수원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채널A 사건’과 관련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정 차장은 한 검사장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유착해 강요미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1심 재판부는 정 차장이 불필요한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독직폭행 혐의 자체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이로 인해 한 검사장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상해를 입었다고 보지 않으면서 상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체적 접촉 과정에서 동작을 중단하고 더 이상 물리적 접촉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신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증거인멸이 우려됐다면 물리력 행사가 아니라 말로 제지하는 등의 수단을 먼저 쓸 수도 있었기 때문에 정당행위 요건도 충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차장이 주장한 한 검사장의 증거인멸 시도 가능성에 대해서도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 정 차장의 독직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상해 혐의에 대해서는 한 검사장을 치료한 의사 등의 진술에 비춰볼 때 당시 한 검사장의 상태가 상해로 평가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공소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쳐 상해 무죄에 대해서는 사실오인을 이유로, 선고형에 대해서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 차장은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로 인한 것으로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상해는 물론 독직폭행 역시 무죄라며 항소했다.
정 차장은 “피고인은 당시 증거인멸의 우려로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당시의 판단이 상당했느냐 여부를 떠나 그 조치는 법령에 따른 직무 행위였고, 피고인에게는 독직폭행의 미필적 고의도 없었다”며 “사법기관 종사자의 직무상 판단, 결정, 조치가 권한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면 그 당부를 형사책임의 판단 대상으로 삼아 ‘법령에 따른 행위’임을 부정하거나 직권남용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형사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