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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실제 수주가 이뤄진다면 5나노·7나노 공정이 필요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중앙처리장치(CPU)가 아닌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메인보드용 칩셋 생산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오스틴 공장이 거론되는 이유는 미국 현지공장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 공장을 짓고 있으나 2023년 완공이 목표인 만큼 공백기가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P·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미국 주요 산업 상품의 부품 양산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설계·생산과 관련해 긴밀한 협력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지 공장은 시차가 없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경우 인텔의 비용 측면에서나 미국의 국익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인텔과의 고부가제품 양산 협력을 위해 향후 오스틴 공장 증설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텔이 요구하는 초미세화된 칩 생산을 위해선 증설을 통해 5나노 이하 공정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TSMC가 짓고 있는 애리조나 공장도 5나노 이하 공정을 위한 곳이다.
삼성전자가 고려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텔이 TSMC와 두 업체와 계약하는 ‘듀얼 벤더(Dual-Vender)’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인텔이 이들 기업 중 한 곳과 독점 계약을 하면 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는 만큼 공급선을 다변화 해 두 업체 간 품질·가격 경쟁 구도를 만들려 한다는 것.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활용 단계 이후 TSMC와 삼성전자의 수율·생산력 격차 불확실성을 감안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인텔이 외부 위탁생산을 한다면 TSMC를 택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5.6%, 삼성전자는 16.4%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