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특조위 막아야”…세월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특조위 구성 촉구

5일 오후 12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참사 특별법에 따른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이슬기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피해자 의견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출범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야당을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특조위 위원 9명 중 자유한국당 추천 몫인 3명을 조속히 인선하라고 주장하는 한편 아무런 전문성이 없는 정치지망생을 특조위 위원으로 추천한 국민의당을 비판했다.

416연대 및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협의회 등은 5일 정오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은 어서 3명의 위원 추천을 완료해 특조위가 반쪽짜리로 시작하지 않도록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특조위는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 특별법)에 따라 오는 9일까지 발족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특조위 위원 9명 중 자유한국당 추천 몫인 3명이 결정되지 않아 출범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특조위 구성 법정 시한이 지난 후에도 위원 9명이 다 채워지지 않을 경우 현재까지 추천된 위원 6명만으로도 특조위를 일단 가동할 수 있다.

이들은 또 “이번 주 금요일까지 특조위가 발족해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은 추천은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여당과 새누리당의 조직적 방해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1기 특조위의 악몽이 재현될까 두렵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특조위 1기 때 해수부 장관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가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했는데 2기 특조위마저 반쪽짜리로 시작하려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3명을 끝까지 추천하지 않는다면 반쪽으로라도 조사를 시작할 것이며 1기처럼 방해할 경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양순필 당내 수석부대변인을 특조위 위원으로 추천한 국민의당도 비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환자 강은씨는 “얼마 전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해 기업 사장이 무죄판결을 받는 등 진상 규명이 진행된 게 하나도 없다”며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는 게 피눈물 나게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아무런 전문성이 없는 정치지망생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을 특조위 위원으로 추천했다”며 “정말 전문성 있는 위원이 추천돼 진상 규명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