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법정관리·상장폐지 탈출구 마련

오상용 기자I 2003.07.30 17:24:35
[edaily 오상용기자] SK글로벌이 법정관리를 모면할 수 있는 탈출구를 찾았다. 해외비협약채권 처리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었던 국내·외 채권단은 30일 극적으로 캐시바이아웃 비율 등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국내채권단은 다음달 12일 개별 해외채권기관의 CBO 동참률을 지켜본 뒤, 지난달 마련한 채무재조정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 경우 SK글로벌은 당초대로 채권단 공동관리아래 기업회생작업을 밟게 된다. ◇SK글로벌 법정관리·상장폐지 모면 SK글로벌(01740) 국내·외채권단이 타협점을 찾음에 따라 SK글로벌은 법정관리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법정관리에 따른 상장폐지도 피할 수 있게 돼 SK글로벌 소액주주들의 근심도 덜었다. 그동안 해외채권단은 보유채권 100% 변제와 함께 추가배당을 요구한 반면, 국내채권단은 CBO 비율을 43%로 제시하며 이에 맞서 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국내채권단이 이 회사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 방침을 결의하자, 다급해진 해외채권단은 막판 협상을 요구했고 이날 대폭 낮아진 CBO 비율을 수용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음달 12일까지 해외 각 금융기관별로 이날 합의된 내용에 대해 동의여부를 확정짓기로 했다"면서 "국내채권단은 이 기간까지 법정관리 신청을 연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채권단 입장에서는 많은 채권자들이 찬성할 수록 더 높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해외채권단 운영위가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SK글로벌은 지난달 17일 마련한 채무재조정안에 따라 채권단 공동관리 아래 기업회생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달 23개 금융기관이 신청했던 1조1538억500만원 규모의 캐시바이아웃도 유효하다. 채권단의 출자전환규모는 2조4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채권단 합의안 뭘 담았나 해외 비협약채권 8300억원 가운데 43%는 일단 현금으로 지급된다. 여기에 해외채권자들의 찬성률에 따라 3~5%의 인센티브가 추가적으로 주어진다. 나머지는 탕감해야 한다. 찬성률이 95%이상이면 채권액의 5%를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지급하고 ▲찬성률이 90~95%이면 4% ▲80%~90%이면 3%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게 된다. 찬성률이 80%를 밑돌 때는 인센티브는 없다. BW의 만기는 2007년까지며 2005년부터 신주인수권의 행사가 가능하다. 채권에 대한 이자는 없다. 해외채권단의 찬성률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국내채권단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전체 찬성률이 95%를 밑돌거나 현지법인별 채권자의 찬성률이 90%를 밑돌 때는 국내채권단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동등 분담원칙 지켜냈다 국내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해외채권단과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과거 대우와 하이닉스 사례에 비춰보면 국내외채권단 동등 원칙에 최대한 충실했다는 설명이다. 대우의 경우 국내채권단 회수율은 10%미만인데도 해외채권단은 40%이상을 받아갔고 하이닉스 해외채권단은 원금전액을 회수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국내외 채권단 동등 분담원칙 아래 그동안 관행화됐던 해외채권단에 대한 특혜를 끊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 다른 관계자도 "CBO비율 43%에 최고 5% 인센티브 부여라면 나쁘지 않은 협상 결과"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걸림돌은 없나 향후 최대 걸림돌은 개별 해외채권금융기관의 찬성 비율이다. 해외채권 기관의 CBO 동참 비율이 기대수준을 밑돌 경우 국내채권단의 거부로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채권단 운영위 소속 금융기관들의 채권액비중이 높고 이들 대부분이 합의안에 동의하는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국내채권단이 수용할 수 있는 해외채권단 찬성률 수준을 지금 언급하기는 힘들다"면서 "다음달 12일 최종 집계후 국내채권단이 모여 수용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채권자들이 법적소송 또는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경우도 적잖은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비협약채권에 대한 처리는 방향을 잡았지만, 연기금 및 개인 등으로 구성된 국내비협약 채권 처리 방안도 문제로 남아있다. SK글로벌에 대한 출자전환을 거부하는 SK(주) 소액주주들과 해외대주주인 소버린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