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지수가 오는 9일 장 마감 이후 EM 지수에서 독립(standalone) 시장으로 재분류된다”면서 “러시아 주식 시장의 접근성과 투자 가능성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과 협의한 결과 러시아 주식 시장이 현재 ‘투자 가능’ 상태로 볼 수 없다는 다수의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MSCI는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국가 분류 주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이미 지난달 24일 지수 내 모든 러시아 주식의 동결하고, 2월 분기 리뷰 적용을 연기했다. 28일에는 러시아 루블화 변동성 확대, 서방의 경제 제재, 러시아의 거래 규제 등으로 등으로 러시아는 투자 가능한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지수 제외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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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티브 여부 따라 4조~0.8조원 기대
예상 유입 규모에 대해선 온도차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원·달러 환율 1200원 기준 MSCI EM 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액티브 자금은 1733조원, 패시브 자금은 443조원 수준이다. 러시아 퇴출 가능성이 시사됐던 지난달만 해도 EM 내 러시아 비중은 3%가 넘었다. 해당 기준으로 액티브와 패시브 자금을 합쳐 2200조원으로 가정하고, 둘 다 한국으로 유입된다고 추정하면 유입 가능 자금은 8조원 정도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 주식 시장의 휴장 등으로 인해 이달 들어 러시아 비중이 1%대로 내려 앉았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한국 증시 유입 예상 규모는 절반 수준인 4조원대로 내려앉는다.
패시브 4배에 달하는 액티브 자금 유입 여부도 미지수다. 액티브 펀드의 경우 벤치마크를 무조건 복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 비중을 패시브 자금에만 적용하면 한국 유입 가능 금액은 8000억원 수준이다.
◇ 유입 시점 분산 가능성도
패시브 자금의 경우 지수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ETF 자금과 매니저 재량이 좀 더 많은 인덱스 펀드로 나눌 수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자금, ETF 자금, 인덱스 펀드 자금이 저마다 다른 시점에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염 연구원은 “인덱스 펀드 자금 4000억원은 3월 8일까지 유입 가능하고, ETF 자금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면서 “액티브 자금은 유입되더라도 시점이 분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 러시아 주식 시장은 지난달 28일부터 문을 열지 않고 있어 액티브 자금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루블화 결제 자사주 매입만 허용하는 등 제한적 운영을 하고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어서 EM 펀드들이 지수 제외 시점에 실제 러시아 주식을 팔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 “9일 이후 지수 내 러시아 비중은 0이 되므로 이에 따른 상각 절차 등을 펀드 자체적으로 할 수는 있다”고 짚었다.
◇ 지수 보단 종목별 차별화 접근해야
지수 전반 보다는 종목별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긍정적인 소재는 맞으나, 액티브 자금을 제외한 패시브 자금 규모는 8000억원에 머물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MSCI EM 지수 내 한국 종목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NAVER(035420) 등 대형주 중심인 만큼 이번주부터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에 나설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비중 대비 거래 대금이 작은 우선주가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수 내 우선주 비중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거래대금 때문에 ‘지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우(005935) LG화학우(051915) 현대차우(005385)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