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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찬구 회장은 지분율 6.7%를 보유하고 있어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와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국내외 주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박 상무의 경영권 찬탈 시도가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만한 소재도 마땅치 않다는 해석이다. 실제 금호석화 부채비율은 50% 미만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데다 실적 및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주주배당성향 역시 주주들에게 차등배당 정책을 하고 있어 박 상무의 반기 명분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박 상무는 왜 이 시점에 박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을까. 재계에서는 그간 경영에 소외돼 있던 박 상무가 박 회장을 등지려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상무는 지난 2009년 ‘형제의 난’ 당시 박삼구 전 회장 측에 섰던 인물로,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리가 마땅치 않게 되자 박찬구 회장의 품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해외영업부문(합성고무)을 담당하고 있는 박 상무는 금호석화로 이동후 최대주주에도 불구하고 차기 후계자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평가돼 왔다. 작년 7월 그룹 인사에서도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면서 균열 조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권을 직접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상무는 특히 내부 세력이 아닌 외부 세력인 IS동서(지분율 3~4%)를 끌어들이면서 세를 결집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으로 매각되면서 박 상무가 금호석화 경영권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석화 측은 “박 상무의 공시에 대해 내부적으로 파악 중”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