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씨는 1976년 서울 삼청동에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 팥죽집을 차려 주변에 형편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눔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50만원씩 기부하다가 월 300만원까지 기부금을 늘렸다. 지난해엔 사별한 남편의 유산인 아파트를 팔아 9억원을 기부하는 등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이 12억원을 웃돈다.
김씨는 기부금 가운데 2억원을 정신질환이 있는 딸이 진료받는 서울특별시은평병원에 지정 기탁해 형편이 어려워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성인 정신질환자에게 쓰이도록 했다. 이 병원의 입원 환자 40% 이상이 취약계층으로 김씨 기부로 지난해 환자 65명에게 65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보호자 없는 환자에게도 매달 두 차례 간식을 나눔하기도 했다.
오운문화재단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김 씨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며 “아픈 개인사를 비관하기보다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자신보다 더 아픈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김 씨의 선행은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에 크나큰 울림과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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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선행상 수상 이후에도 선행을 이어가는 역대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특별상엔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역봉사를 하는 순수민간단체 ‘손빛회’가 선정됐다. 손빛회는 2010년 제10회 대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봉사를 이어왔을 뿐 아니라 전자도서 교정작업으로까지 봉사 영역을 넓혔다.
우리 사회 숨겨진 선행과 미담을 알리고자 2001년부터 시상식을 연 오운문화재단은 올해 20회를 맞아 시상 부문을 개편하고 대상 시상자 상금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증액하는 등 총 상금을 1억5000만원 규모로 확대했다. 그간 매년 4월 발표하던 수상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고려해 연기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말 개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