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광재 (주)에스테르 대표 "최고의 기술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 공략 나선다"

문정원 기자I 2018.02.14 13:53:00
지난 13일 인천광역시 (주)에스테르 본사에서 박광재(52)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OEM·ODM 전문기업으로서 갖는 고민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데일리 뷰티in 문정원 기자]인터뷰 : 김재홍 이데일리 뷰티in 편집장ㅣ 정리·사진 : 문정원 기자

국내 화장품 제조기술력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화장품 제조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중견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업자 개발생산)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 높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의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로 창립 8년차를 맞는 화장품 OEM·ODM 전문기업 (주)에스테르(대표 박광재)는 대량 생산은 물론 다품종 소량 생산까지 고객사들이 원하는 조건에 맞춘 신속한 제품생산과 브랜드 컨설팅을 제공하며 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는 화장품 전문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 지사를 설립하며 인도네시아, 중동 국가 등 할랄 문화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 13일 인천광역시 남동 인더스 파크 에스테르 본사에서 박광재(52) 대표를 만나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가장 신속한 대응’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화장품 OEM·ODM 전문기업 에스테르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 들어봤다.

-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에스테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에스테르는 화장품 제조 전문회사다. 화장품이 예전에는 제조와 유통을 같이하는 것으로 이뤄졌는데, 2000년 초부터 제조와 유통이 전문적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미샤나 더페이스샵 같은 유통 전문점이 생겨나면서 동시에 제조 전문회사가 많이 생기게 됐다. 회사 연혁이 길지는 않지만, 제가 화장품 업계에서 근무한 것이 26년이 됐다. 생각해보니 거의 모든 화장품에 대한 제형을 만들 수 있고, 저 뿐 아니라 저희 회사 연구.생산진이 전 화장품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 연구원 출신으로 알고 있다. 창업 배경이 무엇인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화장품 업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일을 하다 보니 나중에 공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처음 다니던 회사에서는 큰 규모이다 보니 연구와 생산 위주로만 일을 했었다. 이후 두 번째 회사에서 9년 정도 근무했는데, 이 회사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영업적인 것, 회사 운영까지 많은 것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독립하게 됐다. 두 번째 회사의 대표님께서 창업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연구원 출신이다 보니 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 같다. 하지만 판매에 있어서는 유리한 것 같지 않다. 사실 제품 판매에 있어서는 제품 마케팅, 홍보를 할 때 약간의 과장도 필요한 것 같은데 연구원 출신으로서 너무 솔직하다보니 과장을 못한다. 화장품을 만드는 것에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

- 창업은 무엇보다 자금이 중요하다.

"사업을 시작할 때, 직장인으로서 돈이 많아서 한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모은 자금에 제안서를 만들어서 투자 유치를 위해 다섯 분을 찾아뵈었는데 다섯 분 모두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 창업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텐데.

“두 번째 회사에서 근무할 때 연구와 함께 영업도 했었다.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아닌 대표 신분으로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을 마주쳤다. 일 진행 여부에 있어 대표로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인데, 직원이기 때문에 상황들을 조율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판단한 것들이 맞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화장품 업계에 들어선지 18년 만에 창업했다. 자신감은 조금 있었지만, 사실은 두려웠다. 두 번째 회사에 있을 때 독립할 고민을 하던 차에 어떤 선배분이 '독립을 하던 회사에 있던 그 시기에 최선을 다 해야 독립할 때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란 말을 해줬다. 회사에 있을 시기에 최선을 다해야 나중에 독립할 때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에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그때 갖게 됐다."

(주)에스테르 박광재(52) 대표

- 창업 초기와 현재는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어떤 점이 가장 다른가.

"화장품 업계에서 제조 회사와 유통회사가 본격적으로 분리됐던 것이 2000년대 초반이다. 그때 제조회사와 유통회사가 모두 많이 생겨났다. 저희 회사가 2011년도에 생겼으니, 다른 회사보다는 시작이 늦긴 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회사가 성장하면서 현재는 어느 정도 기반을 다졌다고 판단한다. 물론 그 시간동안 어려움도 있었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저 자신의 내공이 생겼다.”



"화장품 시장의 변화는 늘 비슷한데 '화장품은 유행에 민감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인지 유행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뒤쳐져 버려 쫓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지금의 시장은 더 빨라졌다. 예전에는 제품이나 브랜드 하나를 만들면 5년은 갔는데, 지금은 1년이면 바뀐다."

- CGMP(우수화장품제조시설) 인증을 받은 곳은 100여개사로 6% 미만이다. 에스테르는 2015년 CGMP 인증을 받았다. 업계에서 위치가 궁금하다.

"에스테르가 화장품 제조 회사로서 외부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고 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CGMP인증이었다. 사실은 CGMP 인증은 기술력이라기보다는 품질적인 면을 인증하는 측면이 크다. CGMP가 비용이 많이 소요되다 보니 중소기업으로서 인증 받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더구나 단순히 어떠한 시설을 갖추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 모두가 우수화장품을 생산해야한다는 인식과 행위까지 갖춰야 한다는 것이 CGMP 인증이다."

"화장품은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종류 하나하나에서 깊이 들어가려면 정말 깊이 들어갈 수가 있다. 하지만 에스테르의 방향 설정은 한 분야에서 깊숙이 들어가기 보다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는 않지만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넓게 알자라는 것이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현재 화장품 제조사 중에서 상위 50위권 내의 회사라고 보고 있다.”

- 국내 화장품 제조 ODM·OEM 사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에스테르의 차별점과 특화 서비스를 설명한다면 무엇인가.

"에스테르의 강점은 스피드(속도)다. 화장품산업이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을 스피드라고 본다. 저희의 일차적인 고객사인 유통사들이 소비자들의 최근 니즈가 반영된 어떤 제품을 저희에게 요구할 때, 그에 대해 대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고객사들이 원하는 내용에 대해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즉각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에스테르의 최대 강점으로 생각한다."

(주)에스테르 박광재(52) 대표

- 지난해 말레이시아 자사를 설립했다. 말레이시아 자사를 통해 추진할 향후 계획이 무엇인가.

"말레이시아 자사 설립은 인도네시아나 중동시장쪽을 겨냥한 포석이다. 현재 말레이시아를 통해 할랄 인증에 해당하는 제품을 수출하는 루트가 많이 있다. 말레이시아를 통해 할랄 인증 제품을 수출하려고 한다. 베트남 시장은 기존에 거래하고 있는 몇몇 업체를 통해서 진출하고 있다. 실제 차주 19일에도 자사 화장품 제작을 위해 현지 병원 관계자가 방문하기로 했다."

- 중국 시장에 대한 평가와 에스테르의 계획이 있다면.

"한·중·일 3국이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이 같은 상황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큰 세 나라 사람들의 특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인들이 이 같은 성향이 강한데, 중국은 우리가 중국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는 않은 것 같다. 중국인들이 직접 하기를 원한다. 작년과 재작년에 사드문제, 정치적인 이슈가 시장 상황의 변수로 크게 작용하는 것을 보고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허탈감이 들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동남아나 미국 쪽으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다. 에스테르도 중국에 대해서는 시장이 원하는 것에 맞출 뿐 중국 시장에 목매지는 않고 있다."

- ODM·OEM사로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사실 유통사에서 요구하는 것이 너무나도 다양하다. 하지만 다양한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제조사가 가져가는 이익률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유통사는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잘 풀렸을 경우에는 굉장히 큰 이익이 있다. 반면 제조사는 그 범위 내에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인데 최근에는 최저임금의 급진적인 인상이 솔직히 부담스럽다."

"또 하나는 '기업하는 사람들은 별로 안 좋은 사람들'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이다. 예전에는 사실 노동착취, 임금 체불 등을 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회사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내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면서 이 일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사를 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이런 악덕업주라는 인식을 받으며 회사를 계속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된다고 본다."

"기업과 개인과 문제가 생겼을 때 대부분 기업이 나쁜 놈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들이 이런 상황들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나하나 예를 들려면 너무 많을 정도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기업에게 총대를 겨누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중국이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을 급격하게 따라오고 있다. 한국의 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중국이 한국을 쫓아오기 어려운 면이 바로 디자인이다. 중국인들은 전체적으로 빨간색을 좋아하는 성향과 한자문화를 갖고 있다. 중국인들의 기본 인식 속에 이 두 가지가 있는 이상은 디자인의 개발이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디자인에 강점이 있는 회사는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한국을 다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

"화장품은 크게 기초제품, 메이크업, 헤어 제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초제품 비중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화장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뷰티기기와의 결합이 계속 시도되고 있다. 그 이후에는 보다 더 기능성이 강화된 제품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화장품은 자동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무슨 얘기냐면 동일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닌 다품종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결국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국가에서 봤을 때도 화장품산업이 고용창출이 큰 산업으로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올해 추진할 주요 계획들이 있다면.

"그 동안에는 많은 손님들이 저희에게 찾아 오셔서 이런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주였다.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 자세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우리가 이런 것을 개발했으니 한번 사용해 보시죠’ 라는 제안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에 만들었던 자체 브랜드를 경험 삼아 추가적으로 기초 케어 브랜드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제조전문 회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지만, 유통까지 겸한 제조유통회사로의 도약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도전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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