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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 "엄마도"..소년법정 눈물바다 만든 호통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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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송 기자I 2017.12.26 14:55:42
[사진=SBS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 캡처]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10번 외쳐라.”

‘호통 판사’, ‘소년범의 대부’ 등으로 알려진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재판정에서 사기 미수 혐의로 재판에 온 A군에게 이같이 명했다. 이어 A군의 엄마 B씨에게도 “A야, 사랑한다”는 말을 똑같이 10번 외치도록 했다. B씨가 울면서 이 말을 외치자 품속에 있던 3살 난 딸이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며 “엄마, 울지마”라고 위로했다.

천 판사의 제안에 일가족 3명이 얼싸안고 울었다. 이 광경을 본 판사, 국선보조인, 재판 실무자, 법원 경위 등도 안타까운 마음에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A군은 한 달 전 가출했다. 돈이 궁했던 그는 인터넷 물품 사기를 저지르려고 은행에서 엄마 B씨의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만들려다 덜미를 붙잡혔다. 은행 측 통보로 아들의 비행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법원에 ‘소년보호재판 통고제’를 신청했다. B씨는 아들의 비행을 눈감아 줄 수 있었지만, 아들이 더는 삐뚤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통고제를 신청했다. 소년보호재판 통고제는 비행 학생을 경찰이나 검찰 조사 없이 곧바로 법원에 알려 재판을 받도록 하는 제도로 전과자라는 낙인을 방지할 수 있다.

A군의 가출은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숨지고 10년 이상 자신을 홀로 키우던 엄마가 재혼한 뒤 발생했다. 새 아빠의 보살핌에도 사춘기에 접어든 A군은 친아버지가 없는 상실감에 결국 새 아빠와 갈등을 겪다 가출했다.

잠시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생활한 A군은 이날 법정에서 가출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엄마와 3살짜리 이부(異父) 여동생을 만났다. 여동생은 법정에서 오빠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쪼르르 달려와 안겼다.

재판을 이끈 천종호 부장판사는 “엄숙한 법정에서 천진난만한 아이의 행동에 갑자기 마음이 울컥했다”며 “관계에 문제를 겪는 가족에게 평소 잘 표현하지 않는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도록 하면 의외로 갈등이 쉽게 해소되는 경우가 많아 A군 모자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 A 군은 6개월간 법원의 소년위탁보호위원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상담을 받는다.

한편 천 판사는 2013년 학교폭력 현실을 다룬 SBS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에 출연해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여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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