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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200만달러 적자’
올 1~5월 우리나라 완성차의 대(對)중국 무역수지 결과다. 한번도 흑자기조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지만 올해 들어 수출이 급감하면서 반전됐다. 그나마 비교 우위에 있던 자동차마저도 중국에 서서히 자리를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21일 발표한 ‘자동차산업 대중국 무역수지’ 보고서에 따르면 올 1~5월 대 중국 완성차 부문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대중 완성차 무역수지는 2011년 23억달러 흑자를 내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2012년 15억달러, 2013년~2014년 17억달러 흑자를 이어왔다.
현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는 스포츠실용차(SUV) 등 주력 수출 차종을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승합차, 화물차 등 다목적차량(MPV)를 중심으로 일정 규모이상은 수출이 계속 이뤄졌다. 반면 중국차 수요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큰폭의 무역수지 흑자가 가능했다.
그러다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대중 완성차 무역수지는 8억7000만달러로 반토막 났고, 올들어 감소세가 심화되며 끝내 적자로 돌아섰다. 1~5월 완성차 대중 수출은 전년대비 무려 93.7%나 급감했다.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원인은 두가지로 보인다. 우선 국내 자동차업체가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중국 현지생산을 꾸준히 늘리면서 수출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있다. 여기에 현대, 기아뿐만 아니라 외자계업체도 중국 현지 공장을 늘렸다. 르노는 중국 현지생산거점을 구축하지 못해 르노삼성이 중국진출 거점 역할을 했지만, 올해 르노가 중국 둥펑과 합작회사를 만들면서 역할이 축소됐다. 한국GM은 지난해부터 대중수출을 중단하고 반조립(CKD)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더 눈여겨볼 점은 중국업체의 경쟁력 강화다. 중국은 대규모 설비확장과 연구개발투자로 선진국과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중국 로컬업체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4년 38%에서 지난해 41%로 높아졌다.
문제는 중국 로컬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국내 안방시장마저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완성차업체인 선룽버스는 소형버스, 포톤은 픽업트럭, 북기은상은 미니밴과 소형트럭 등을 중심으로 소형상용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완성차 수입은 2007~2015년 동안 연평균 10.3%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승용차 시장은 아직 비교우위를 갖고 있지만, ‘대륙의 실수’로 불린 샤오미가 국내 소형가전시장을 침투하듯 중국업체가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며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기술 조기도입을 통해 중국 로컬업체와 기술적 차별화 확대하고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