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최현석기자] 달러/원 환율이 달러 초강세 영향으로 10원이상 급등했다.
14일 환율은 전날보다 10.20원 급등한 1151.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1153.30원 이후 2주만에 최고수준이다. 이날 상승폭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3월12일 10.80원 이후 1개월만에 최대폭이다.
◇14일 시황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엔약세로 전날보다 5.90원 높은 1147원으로 거래를 시작, 잠시 1146.30원으로 조정받은 뒤 달러/엔 상승과 숏(달러과매도) 커버 등으로 1148원대로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횡보와 수급균형으로 한동안 1148원선에서 등락한 뒤 달러/엔 추가상승과 역외매수로 1151.90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1151.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 금리인상 기대감·외인 주식매도..10.2원 급등
달러가 미 3월 소매판매 개선에 따른 금리인상 기대감 강화와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추가 파병계획 발표로 초강세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거래소에서 외국인이 15거래일만에 주식순매도로 돌아선 점과 역외세력이 달러매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점도 환율 상승폭 확대에 일조했다. 1150원을 매도기회로 여기고 매물을 내놓던 기업들도 환율 상승세가 그칠줄 모르자 주문을 빼는 모습이었다.
여당의 과반수 확보 가능성 약화로 총선결과가 원화에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 점도 원화매도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달러/엔 방향·총선이후 정국에 촉각
환율이 급등했으나, 추세전환으로 여기는 시각은 아직 강하지 않은 편이다.
일본 경제가 미국 못지 않게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엔이 언제든 하락반전할 수 있다는 인식이 남아있는 상황.
그러나 총선이후 정국상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는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여당이나 야당 어느쪽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탄핵안 심판 등과 관련 대치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
물론 정치변수가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엿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이경일 차장은 “당국이 1150원 위에서도 개입을 지속해 `매에는 장사없다`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며 "총선 이후에 대한 불안감도 숏 포지션 정리를 유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이후 대통령 탄핵이 이슈가 될 경우 급등할 수 있으나, 당국이 이 역시 방치하지 않을 것 같다"며 "달러/엔이 언제든 105엔대로 떨어지며 달러/원 1140원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시점이라 방향은 좀더 지켜본 뒤에나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크원 박형규 부장은 "시장이 총선 변수를 극복할 만큼 충분히 컸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변수가 국가적 위기나 경제정책 변화를 유도하거나 환율급등을 초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정치적 악재에 베팅하기 보다는 달러/엔이 105엔대로 되밀릴지 여부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지표들
전날 105엔대를 밑돌 기미를 보이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107.40엔대까지 급등했고 4시59분 현재 107.21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73.90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06억원 주식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19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33억50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7억8850만달러가 거래됐다. 16일 기준환율은 1148.80원으로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