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새 먹거리 '체험관광'
경기도농수산진흥원 '농어촌 체험사업' 현장취재
현지 재배 열무김치 담그기, 딸기청 만들기 체험
도시민의 농업 가치와 인식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
6개월간 58개 단체 1770명 참가..91% "만족"
[양평=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22일 오전 8시께 수원시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40분여. 마을 어귀를 지키는 성황당을 지나니 곧 ‘여물리’라는 간판이 일행을 반긴다. 앞에는 용두천이 흐르고 아기자기한 통나무집과 텃밭, 그리고 체험학습장이 조성된 이곳은 매년 7~8000명이 방문하는 농촌체험마을이다. 여물리는 과거부터 물이 많고 곡식이 잘 여무는 곳이라 하여 여물리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마을 전체 인구는 300명 남짓, 그중 36명이 ‘여물리 체험마을 협동조합’이라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2012년부터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농촌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 경기 양평 여물리 체험마을에서 직접 담근 딸기청과 여물리 입구 간판. (사진=황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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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프로그램은 열무김치 담그기와 수제청 만들기. 김장이라고는 수육에 겉절이만 먹어봤던 경험이 전부였기에 괜찮을까 싶었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도착 40분 전 미리 숨을 죽여놓은 열무와 김장에 필요한 양념류가 모두 준비돼 말 그대로 ‘버무리기’만 하면 됐다. 올해로 여물리 9년차 베테랑 사무장의 인솔에 따라 김치를 담그다 보니 어느새 맛있는 빨간색이 올라왔다.
| 경기 양평 여물리에서 직접 재배한 열무를 이용한 김치 담그기. (사진=경기도농수산진흥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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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체험은 딸기청 만들기. 이날 사용된 열무와 딸기는 모두 여물리에서 재배된 작물들이다. 한 사람당 360g의 딸기가 그릇에 담겨져 오는 순간 작업장 안은 온통 딸기향으로 가득 찼다. 딸기청 또한 만드는 과정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수확철이 지났지만 시기를 맞춰 온다면 내가 직접 딴 딸기로 청을 만들 수 있어 더욱 값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날 여물리에서 체험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진흥원)의 ‘농어촌 체험사업’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진흥원은 경기도내 35개 농어촌 체험·휴양마을을 선정, 지난해 10월 30일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점차 고령화돼 빈집이 늘어나는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범도입 된 이 사업에는 현재까지 주민자치위원회, 재가노인복지센터, 어린이집 등 58개 단체에서 1770명이 참가했다.
| 경기 양평 여물리 체험마을에서 진행한 딸기청 만들기 참여 모습.(사진=경기도농수산진흥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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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원은 참가자들에게 1만원의 비용만 받고, 단체 여행자보험, 식비, 버스비, 체험비 등 5만5000원 상당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농촌을 겪어보지 못한 도시민들에게는 소중한 기회다. 실제 진흥원이 참가자 504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91%(460명)이 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매우 만족+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은 “도시가 계속 확장되면서 농업이 축소돼 전국적으로 농민이 300만명이 안 되는 상황이고, 농업에 대한 가치와 인식도 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체험행사를 통해 그간 잘 느끼지 못했던 농업의 소중함을 깨닫는데 이바지하고자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흥원은 앞으로도 경기도 농어민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