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1.37% 하락했다. 2003년 부동산원이 월간 단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6개월 연속 하락세로 올 들어 전국 주택 가격은 2.75% 빠졌다.
집값은 비수도권(-1.01%)보다 수도권(-1.77%)에서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모든 시·군·구에서 10월보다 집값이 내렸다. 특히 광명시(-3.95%)와 인천 연수구(-3.62%),안양 동안구(-3.45%)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에선 노원구(-2.82%)와 도봉구(-2.20%), 송파구(-1.73%), 성북구(-1.62%) 순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비수도권에서도 경부 영주시(0.25%) 등 다섯 개 시·군을 제외하곤 집값이 뒷걸음질쳤다. 세종(-2.33%)과 울산(-1.86%), 대전(-1.64%), 대구(-1.56%) 등 대도시 지역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런 흐름은 실거래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 송도 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6억원에 매매됐다. 올 2월 신고된 최고가(12억4500만원)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집값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14억2000만원에 매매됐던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청구 3차’ 전용 84㎡형도 지난달 10억1000만원에 매매되며 30% 가까이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금리 상승을 집값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위축된다. 여기에 집값이 고점을 찍고 장기 하락할 것이란 여론이 확산하면서 매수자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
임대차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 시세는 한 달 전보다 1.55% 떨어졌다. 역시 사상 최대 낙폭이다.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선호도가 떨어지고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전세 공급 물량이 많은 대단지에서 전셋값 하락이 더 가파르다는 게 부동산원 설명이다.
지난달 들어선 월세도 하락세(-0.11%)로 돌아섰다. 월세가 전달보다 하락한 건 2019년 10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전세물건 적체가 심화된 지역에서 전셋값이 월세까지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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