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미사일 피격…나토, 집단 대응 나설까[글로벌Q]

방성훈 기자I 2022.11.16 13:38:24

나토 회원국 폴란드 러시아發 추정 미사일에 피격
바이든 "미사일 러시아발 아닐 것으로 추정"
제5조 '집단방위 조항' 발동, 9·11 테러 때가 유일
블룸버그 "회원국 공격당한 나토, 새로운 시험대 직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러시아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피격을 받으면서, 미국과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를 공격한 것으로 확인되면 나토 헌장 5조, 이른바 ‘집단방위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를 타격한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이 아닌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 피격에 대해) 우리가 완전히 조사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그것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은 낮다. 두고 보자“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은 행동하기 전에 충분히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태와 관련 나토 헌장 5조에 관심이 높아지자 ‘나토, 푸틴, 그리고 나토 헌장 5조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나토의 현재 상황과 러시아와의 관계, 나토의 다양한 선택지 등을 짚은 뒤 “나토는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소속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지면서 새로운 시험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사진=AFP)


- 나토란 어떤 기구인가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절 옛 소련의 공격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1949년 4월 창설됐다. 미국, 캐나다, 유럽 등 12개 국가가 서유럽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원조를 위해 조약을 체결하면서 출범했다.

나토는 동맹의 목표에 대해 “정치적, 군사적 수단을 통해 회원국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는 회원국이 30개국으로 늘어 북미와 유럽을 잇는 대표 파트너십으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제2차 세계대전조차 피하며 중립을 지켰던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 나토 헌장 제5조란

△회원국을 하나로 묶어 서로를 보호하고 동맹 내 연대 정신 확립을 목표로 하는 ‘집단방위 조항’으로, 나토 동맹의 핵심 조항이다. ‘유럽이나 북미에 있는 한 개 이상의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한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또는 집단으로 대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잠재적 침략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나토는 이 조항에 따라 각 회원국이 폴란드 피격과 관련해 수집한 정보를 모아 공유하고 향후 공동 대응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제5조는 얼마나 자주 발동됐나

△2001년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청사 건물인 펜타곤에 대한 테러 공격 때 단 한 차례 발동된 적이 있다. 당시 나토 동맹은 ‘날아다니는 전투지휘 사령부’라고 불리는 ‘에이왁스’(AWACS·공중조기경보통제체계) 비행기로 미국 상공을 순찰했다. 이후엔 지중해 해상 순찰에 나서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

- 나토가 보유한 다른 선택지는 없나

△나토 헌장 제4조에선 “회원국의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판단되면 회원국 전체가 함께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상호협의 조항’이다. 이 조항은 터키의 요청으로 총 7차례 발동된 적이 있으며, 가장 최근 사례로는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유럽 8개국이 발동했다. 협의는 회원국들 간 정보 교환부터 공동 대응에 대한 논의까지 다양한 범위를 포괄한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유럽 국가들은 나토 결속이 약화했다고 우려했다. 당시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외부 충격 이후 회원국들의 결속이 강화했다. 회원국들은 똘똘 뭉쳐 유럽 동부에 전선을 형성하고 군 배치를 강화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장비 지원도 아낌없이 추진하고 있다. 각 회원국들은 또 그동안 지키지 않았던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는 무엇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된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이 축소하고 나토가 확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옛 소련 공화국에 편입돼 있던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가 현재 나토에 소속돼 있는 것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후 러시아는 옛 소련 공화국 산하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결코 허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의 동진(東進)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 하에 이뤄진 것이라면 러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립국 스웨덴·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서두르고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 가입을 강력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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