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 인천, 포항, 당진하이스코)는 사측이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오는 22일 16차 교섭에 사측이 참여하지 않으면 쟁의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후 발생하는 파국의 책임은 회사 측에 있다고 강조하며 교섭에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최종 제시안을 가지고 나올 것을 요구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임금 단체협상을 진행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사장실과 공장장실을 140여일 넘게 점거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 15%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고,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받은 특별격려금 400만원과 동일한 수준의 보상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5000원을 인상하고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에 더해 770만원까지 이미 지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현대제철도 특별격려금을 지급해야 할 명분이 없다는 게 사측 의견이다.
현재 현대제철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 94.18%의 찬성을 얻어냈으며 중앙노동위원회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쟁의권을 확보한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8월 초 게릴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현대제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철강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으로, 연말이나 돼야 정상 가동이 가능한 상황이어서다.
20일 현재 포항제철소는 3전기 강판 공장과 2전기강판공장 일부 가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압연라인은 배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압연라인 정상화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파업에 돌입하면 자동차 강판이나 조선용 후판 등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수출 차질 등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고와 해외 제품 등이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가격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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