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 푸틴…“우크라 비무장 달성 전까지 공격 계속"

방성훈 기자I 2022.03.07 13:10:40

푸틴, 터키·프랑스 대통령과 잇단 전화통화
"우크라 러 요구 받아들일 때까지 군사작전 지속할 것"
"목표는 우크라이나 무장해제…탈나치화·중립화"
"민간인 공격한적 없어…원전 공격 의도도 없었다"
전쟁광 부각 의도…"옛소련 부활·장기집권 발판 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저항을 멈출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무장을 해제해야만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서방 국가들의 강력 경고에도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그는 서방의 제재에 “선전포고와 같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민간인과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 등 ‘전쟁광’으로서의 면모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푸틴 “우크라 비무장 달성 전까진 전쟁 지속”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연이어 전화통화를 갖고 “특별군사작전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탈나치화·중립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까지 내세우며 서방과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했고, 다음 날 러시아 국방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관장하는 전략로켓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한 북방·태평양 함대,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 핵폭격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령부 등 (3대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핵무기 부대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핵전력을 강화하는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간인 지역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거나 원자력발전소 등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간인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군은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만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오히려 “러시아군은 생명을 지키고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신나치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에 인질로 잡혀 있는 외국인 등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전날 국영 TV 방송으로 방영된 러시아 항공사 여승무원들과의 면담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서방의) 제재들은 (전쟁) 선전포고와 비슷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목표가 현재 우크라이나 정권을 제거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에게는 아직 최악이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장기집권 발판 위해 ‘전쟁광’ 면모 부각”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전쟁광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에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는 논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옛 소련을 부활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뤄진 지난달 24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더 큰 야심을 갖고 있다. 그는 옛 소련 재건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공식 포고하며 “소련 붕괴 후 현대 러시아는 세계 최강국”이라고 강조했는데, 이 역시 옛 소련 부활 야망을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즉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하는 개헌을 단행,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작년 6월부터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흑해 연합훈련을 견제하며 전쟁 명분을 쌓기 시작했고,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의 정신분석 심리치료 연맹 회장인 로먼 케체르는 “서방은 지난 8년 동안 푸틴 대통령을 전해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서야 그가 사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는 합리적인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권력에 대한 억제되지 않는 욕망을 가졌으며 아무도 사랑하지도 이해하지도 믿지도 않는다.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아픈 환자”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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