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계란값이 또다시 들썩이자 정부가 사재기·매점매석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매점매석 행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불법 유통 행위가 확인되더라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처벌을 가할 권한이 없어 계란값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계란 한 판(30개) 소매가격은 7966원으로 평년대비 42.1% 올랐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월 8987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계란값 상승의 원인이 됐던 AI는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산란계 사육 기반 회복이 늦어지면서 계란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일부 수도권 대형마트에선 계란 한 판이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6월에는 계란값이 더 오를 것이란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16일부터 18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합동으로 계란 유통업체와 판매업체에 대해 17개 시·도별로 현장조사팀을 편성해 현장점검을 하기로 했다.
현장조사팀은 계란 유통업체와 판매업체를 돌며 입고량, 판매량, 판매가격, 재고량 등을 점검하고, 특이사항 발견 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협의해 행정지도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또 태국·덴마크·네덜란드 등 계란 수입국 다변화를 통해 가격안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덴마크의 경우 위생·검역조건 협의가 거의 마무리됐으며, 네덜란드 역시 18일을 전후해 수입을 위한 양국 간 협의가 완료될 전망이다. 가격이 가장 저렴할 것으로 전망되는 태국 계란에 대해서는 검역조건은 협의가 끝났으며 식약처가 위생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재기 점검과 수입 확대 등의 조치에도 계란값이 계속 상승하는 경우에는 생산자단체를 통해 계란을 대량 사들여 시중에 저가에 공급하거나 aT를 통해 사실상 직접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AI는 지난달 4일 충남 논산의 기러기 농장에서 접수돼 확진 판정이 내려진 것을 끝으로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AI 추가 발생 신고가 없으면 7월초 AI 청정국 지위 회복 선언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