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바야흐로 배당주(株) 투자의 계절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불안감이 높아지자 투자 수익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배당이라도 챙기겠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장기 저금리 국면에서 주가 조정으로 저가 매수 매력까지 높아지면서 금융투자회사들도 배당시즌을 겨냥한 배당주 추천에 나서고 있다.
◇과거 3년간 양호한 수익률 보인 배당주
대다수 기업들의 연말 배당기준일은 12월말이다. 배당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은 9월부터 서둘러 준비한다. 12월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주식을 매수해 기다리거나 향후 배당 메리트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차익실현을 보기 위해 미리 매수하는 것이다.
과거 3년간 데이터를 보면 9월 배당주에 대한 투자 수익률도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9월 평균 코스피지수는 2.03%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3.64%, 코스피 배당성장50지수는 3.07%, KRX 고배당50지수는 4.11%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9월 한 달간 코스피가 3.34% 하락했지만 배당 관련 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2.65%, 코스피 배당성장50지수는 0.61%, KRX 고배당50지수는 2.58% 각각 올랐다.
◇변동성 확대…국채보다 배당주가 매력적
지난달부터 예측하기 어려운 증시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도 투자자들이 배당주로 눈길을 돌리게 만든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65%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코스피 고배당50지수의 배당수익률은 3.2% 수준이다. 채권 수익률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매력적인 셈. 예를 들여 현재 배당수익률이 2%를 상회하는 현대자동차(005380)에 투자하는 것이 국고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정기적으로 더 많은 현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계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현재 금리와 배당수익률차는 0.445%포인트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지속됐던 일본과 미국, 독일에서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배당수익률이 장기금리를 상회하고 있다”며 “선진국 사례를 보면 한국도 금리와 배당수익률 격차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민연금도, 정부도…“배당 많이 해라”
올들어 국내 기업들에게 배당정책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배당주에는 호재다. 특히 국내 가장 큰 기관투자가 중 한 곳인 국민연금은 지난 4월 배당 투자와 관련 위탁 운용사 6개사를 선정하고 연내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정했다. 우정사업본부도 배당주에 1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도 지난해말 배당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줄여주는 `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이 현금유보금을 투자나 임금, 배당 등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배당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연초 이후 배당주 주가 수익률도 좋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2.48% 하락했지만 코스피 배당성장50지수는 13.75% 상승했다. 지난달 이후 배당주도 조정을 받으며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소형주가 중국 증시 흐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소형주를 많이 포함한 배당지수가 다소 하락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대형주 위주의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