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회삿돈 200억원을 횡령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검거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상태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건설사인 ㈜태산에 연대보증을 섰다가 164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작년 3월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
김 회장은 지난 99년 9월 이후 태산이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대주주 자격으로 연대보증을 섰다. 이후 태산의 파산과 함께 대한주택보증이 김 회장에게 연대보증의 책임을 물어 구상권 청구소송을 냈고, 작년 3월 법원의 확정판결과 함께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금감원은 작년 말에야 김 회장이 신용불량자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 대주주 자격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미래저축은행 지분을 처음 취득한 2000년 10월 당시엔 신용불량자가 아니었고, 2010년 9월 대주주 정기 적격성 심사제가 도입돼 그해 12월 심사에 들어갔지만 이 제도 도입 이후 채무불이행만 적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손쓸 수 없었다는 게 금감원의 해명이다.
안종식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김 대표는 이 같은 이유로 대주주 결격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임원선임 요건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30년전 가짜 서울대생 행세를 하다가 들통난데 이어 저축은행 영업정치 조치를 앞둔 지난 3일엔 회사자금 200억원을 빼내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검거된 바 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은 이날 김 회장에 대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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