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정태선기자] 유가, 미국금리인상 가능성, 차이나쇼크 등 트리플 악재로 증시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건설주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대부분 업종들이 수급불안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건설업종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대림산업(000210) 삼성물산(000830) LG건설(006360) 등이 2~3%이상 오르면서 업종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인 CLSA증권도 대형 건설업종이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수익률을 늘려갈 것이라며 대림산업 LG건설 등을 `매수` 추천하면서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약세장 속에 반짝이는 건설주
폭락장 속에서 대형건설주들이 상승하는 저력은 무엇일까. 우선 증시 약세와 함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건설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추경예산에 대한 정부측 논의가 설왕설래 하고 있는 가운데 SOC투자규모를 더 확대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이에 따른 으뜸 수혜는 당연히 건설주다.
특히 대형건설주를 중심으로 한 최근 주가 선방은 낙폭과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림산업은 불과 세달전 5만원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최근 폭락장속에서 3만원선이 붕괴될 뻔 했었다. LG건설 대우건설 등 빅6안에 드는 대형건설사들도 휘몰아친 급락분위기를 피해가기 어려웠다. 그러나 증시가 추세전환의 눈치를 살피면서 대형건설주는 실적대비 낙폭이 깊다는 분위기로 가장 먼저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또 대형건설주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높지만 매도세가 크지않았고, 2분기 어닝모멘텀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 있다. 건설경기가 하반기부터 둔화될 수 있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기존 수익율을 보존, 업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별 반등재료도 속속
업체별로 곳곳에 반등을 노릴 수 있는 호재들이 숨어 있다.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대림산업(000210)은 KT와 전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최대 유선 통신업체인 KT는 부산 가야동 KT전화국 부지에 대림산업과 공동으로 `가야 KT e-편한세상` 299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02년 5월 민영화된 KT가 부동산 분야로 진출한 첫 사업. KT는 향후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전화국 건물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대림산업은 KT가 민영화할 당시 교환사채와 주식 매입으로 전략적투자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KT관련 사업에서 우선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 3월초 5만700원인 최고가대비 30%이상 하락한 상태로 저가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LG건설(006360)도 그룹차원의 지배구조 개선으로 그룹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던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 파주 LG필립스 공장 건설에서 창출될 수 있는 공사물량은 최대 7조원 이상으로 8년 이상의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단기적인 공사물량 증가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연간 7000억원 가량의 매출확대 가능성이 있다. 파주공장건설 실적은 이르면 내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건설(047040)도 매각을 앞두고 주가가 춤을 추면서 빠졌지만, 매각금액 등을 고려해 주가방어선을 형성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대우건설 매각을 올해안을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대우그룹관련 기업 중 매각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업체가 없어 매각성사 압력은 거센 편.
대우건설은 M&A 매각주간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실망감으로 주가가 빠지고 있지만,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또 SOC와 개발사업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대우건설이 현재 추진 중인 민자사업의 수주까지 추가할 경우 업계 선두도 넘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상대적 강세..하반기 경기둔화 감안도
전문가들은 대형업체들의 약진을 상대적인 강세로 보고 있다. 약세장 속에서 배당율이 높고 현금보유액이 많으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LG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대형건설주들이 비교적 높은 배당율을 보여왔으며, 현금보유액이 높고 부도 위험이 높은 업체들은 이미 정리됐기 때문에 고배당 정책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국인 비중이 높지만 최근의 매도세는 약한 편이었다"면서 "건설시장이 둔화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메이저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둔화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실적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건설업종이 하반기기 둔화국면이 가시화되면서 실적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업종전반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경예산과 SOC투자비중의 확대 기대감으로 건설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건설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장세 둔화로 고배당에 대한 장점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이나 현대산업개발 등 경쟁력이 우수한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는 만큼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