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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프링 자산운용의 마티아스 샤이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채권 수익률을 지지해온 통화정책의 실질적인 변화에 큰 베팅을 했다”면서 “성장과 인플레이션 둔화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채권에 투자했다”고 판단했다.
치솟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자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실제 금리 인하에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인하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금리인하였다. 이후 연준은 11월, 12월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금리인하를 추가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캐나다 등도 올해 금리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여름 랠리를 펼치던 채권 시장은 글로벌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 보다 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승 분을 반났했다. 국채와 회사채 벤치마크인 블룸버그 글로벌 종합 채권 지수는 지난 3분기 상승했지만, 최근 석 달간 하락해 연간 기준 수익률은 -1.7%를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 1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강력한 경제 성장률이 유지되고 최근 인플레이션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는 종전 0.25%포인트씩 4회에서 0.25%포인트씩 2회로 대폭 줄었다.
이에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은 올해 초 4%를 밑돌았지만 현재 4.5%로 반등했다. 달러 가치는 2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2일부터 올해 마지막 FOMC가 열린 18일까지 1주일 동안 채권형 펀드에선 60억 달러(약 8조원)가 빠져나갔다. 2년 만에 주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유출라고 FT는 전했다.
픽텟 에셋 매니지먼트의 샤니엘 램지 멀티에셋 공동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디스플레이션과 맞물린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움직였다”면서 “물가는 하락했으나 경기침체는 발생하지 않았고 미 국채 금리는 높은 수준이다. 많은 투자자가 올해 경험한 (채권) 가격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이 너무 올라 위험 회피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채권 상품은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말보로의 제임스 에이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 투자자에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식 시장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지만 금리가 정상화되며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더 안전한 자산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거의 모든 곳에서 내려왔고 성장도 거의 모든 곳에서 둔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