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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고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무장 괴한들은 뉴스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에 난입해 방송 진행자와 스태프 등에게 총구를 겨눴다. 괴한 중 일부는 카메라를 향해 손짓했고 누군가는 “경찰이 없다”고 외치기도 했다.
괴한들은 총뿐만 아니라 수류탄도 가지고 있었고, 현장에서는 “쏘지 마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겁먹은 직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직원은 로이터에 “괴한들이 들어와 직원들을 폭행하고 다이너마이트를 남겼다”고 전했다.
에콰도르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방송국에 난입한 괴한 13명을 모두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SNS에 손을 등 뒤로 묶은 채 바닥에 누워있는 젊은 남성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에콰도르 법무부장관실은 이들을 테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최근의 치안불안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극도로 악화한 치안 상태에 놓인 에콰도르의 상황은 비상사태 선언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재 진행형으로 이뤄져 충격을 안겼다.
앞서 노보아 대통령은 로스 초네로스 갱단 수괴인 아돌포 마시아스 탈옥을 계기로 8일에 60일 기간동안 “국내 무장 전투 발생”을 이유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에 강력한 치안 유지를 지시했다. 주민에게는 오후 11시에서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도 내렸다.
이번에 방송국 습격사건 이후 노보아 대통령은 다시 또 한 차례의 비상선언을 발표하고 국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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