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회장은 2015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불법적으로 추진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기준을 불법적으로 바꾼 혐의도 있다.
검찰은 2012년 12월 이른바 ‘프로젝트G’라는 문건을 통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계획을 마련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용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승계를 위해선 삼성전자의 사실상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이 회장의 지분 비율이 높았던 제일모직과 합병 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또 검찰은 2015년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기준에 따라 처리할 경우 합병비율 논란이 또다시 발생하고 상장도 불가능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자산 4조5000억원 상당을 과다 계상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삼성의 혐의를 ‘공짜 경영권 승계’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측은 “우리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이 사건은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경제민주화’라는 헌법 가치와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그 과정에서 각종 위법행위가 동원된 말 그대로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라고 꼬집었다.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당시 주주의 반발로 합병 성사가 불투명해지자 (삼성 측은) 합병 찬성이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주를 기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규모에 비해 불투명한 회계 정보와 기업 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는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며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이 우리가 자랑하는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에 의해 무너진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전략팀장은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은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이 구형됐다.
이날 오후 재판에는 변호인들의 최후변론과 이 회장 등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