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영업이익 4조원’의 벽은 넘지 못했다. 글로벌 물류대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다.
◇“프리미엄 가전 덕” 매출액 역대 최대…영업익은 감소
LG전자(066570)는 연간기준 지난해 잠정 매출액이 74조7219억원으로 전년대비 28.7% 늘었다고 7일 공시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61조~63조원대에 머물러 있던 매출액은 사상 처음 70조원의 벽을 뛰어 넘겼다.
LG전자 2021년 4분기 매출은 21조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7%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도 11.8% 늘어났다. 1~3분기의 경우 ‘펜트업(보복소비)’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4분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LG오브제 컬렉션·올레드TV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대응하며 매출 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사업본부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생활가전(H&A사업본부)과 TV(HE사업본부) 모두 선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생활가전은 LG오브제컬렉션의 인기로 4분기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오브제컬렉션은 새로운 색상과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해외에서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월풀에 2조원 이상 앞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월풀의 경우 반도체 수급이슈와 물류대란 등으로 매출을 크게 일으키지 못한 반면, LG전자는 공급망 관리 등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었다”면서 “이변이 없는 한 매출액 기준 가전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V사업도 호조..전장사업 영업익 흑자전환 실패
TV부문 역시 4분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OLED TV 출하량이 분기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매출액 비중도 30%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해 연초, 2021년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을 580만대로 전망했으나 최근 예상치를 650만대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엔 200만대 이상이 출하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전장(전자장치)사업의 경우 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영향 탓이다. 다만 1~3분기 성과에 힘입어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꾀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니지, 태양광, 로봇 등을 사는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B2B)는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 매출이 예상되고,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데다 사이니지 시장 회복세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장사업과 마찬가지로 주요 부품의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으로 영업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매출은 최대 실적을 일궜지만, 영업이익 ‘4조원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 LG전자의 연간 잠정영업이익은 3조86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했다. 매출은 시장 컨센서스와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4분기 LG전자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날 기준 각각 19조6702억원, 8313억원이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영향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68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0% 감소했다. 전기대비로는 26.1% 증가했지만, 3분기의 경우 ‘볼트 화재’에 따른 충당금 반영이라는 1회성 비용 문제가 있었다.
◇코로나 확산·인플레이션 우려..수익성 확보에 집중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전망은 녹록지 않다. 펜트업 수요가 주춤해졌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4분기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프리미엄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본부는 지속적으로 매출액이 성장세를 보이고, 연간 영업이익도 2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TV본부도 OLED TV와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판매를 늘리면서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먹거리’인 전장(VS)본부는 전기차, 미래차 시장이 커지면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기록하지 못한 영업익 흑자전환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