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한진칼 지분 늘린 델타 압박.."현명한 판단하리라 믿어"

이승현 기자I 2020.03.02 11:14:41

2일 보도자료 통해 "델타항공과의 신뢰 중요" 강조
"조원태 위해 의결권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을 구성한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로 이뤄진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3자 주주연합이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델타항공에 대해 “스스로의 이익과 평판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진그룹의 앞날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끼어들지 말아 줄 것을 압박한 것이다.

3자 연합은 2일 ‘최근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저희는 대한항공(003490)과 한진그룹이 현재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화의 길로 나아감에 있어 델타항공이라는 오랜 파트너와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이번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저희가 추천한 전문경영진이 경영을 맡게 되면, 기존 파트너들과 협력 관계가 현재보다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희는 델타항공이 이미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입한 점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그러나 델타항공은 작년 9월 금감원 공시 당시 ‘지분 취득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이미 명확히 한 바 있다. 저희는 그 공시를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희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으로 한진칼이 더욱 명백히 경영권 분쟁으로 들어선 이상 델타항공으로서는 기존 경영진의 주장과 같은 방향으로 향후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주식을 매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그것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유일하게 합법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KCGI는 지난달 25일에도 “델타항공의 투자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에 따른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델타항공의 투자는 재무구조의 개선이 시급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루어졌어야 한다”며 “그러나 델타항공의 투자는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상대로 이루어져, 델타항공의 지분 취득의 진정한 의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만약 언론보도의 내용처럼 대주주 1인(조원태 회장)의 이사직 연임을 위한 외국 항공사의 백기사 지분 확보를 위해 JV 수익 협상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불리한 위치에 처해진다면 이는 한진그룹 경영진의 중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한진그룹의 경영진과 델타항공은 한진칼의 지분취득과 관련해 법령을 철저하게 준수해 위법사항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델타항공은 지난달 24일 한진칼 보유 지분이 기존 10%에서 11%로 1%포인트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은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 22.45%와 델타항공 11%, 카카오 2%, 대한항공 사우회 3.8% 등 한진칼 지분 총 39.25%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37.08%를 갖고 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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