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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날’을 맞은 9일 전국 1만 3964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며 차기 대통령에게 저마다의 소망과 바람을 드러냈다. 생애 첫 투표에 참여한 새내기 대학생부터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모두 한목소리로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꿈꿨다.
◇취업·결혼·육아에 미래가 있는 나라
청년들과 취업 준비생들은 새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힘써주기를 바랐다.
3년째 취업 준비 중이라는 김모(30)씨는 “이번에는 꼭 취업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일자리에 대한 생각이 간절한 이때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모(23·여)씨는 “소위 ‘금수저’나 명문대 학생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새 대통령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과 육아를 맘 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적지 않았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정모(33)씨는 “지난해 말부터 주말마다 서울 시내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을 가리지 않고 전셋집을 찾아다녔지만 헛걸음만 하고 있다”며 “신혼부부가 살 집조차 구하기가 벅찬 요즘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주거환경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5살짜리 아들을 둔 신연화(34·여)씨는 “좀 있으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좋다는 곳은 경쟁이 치열하고 사립을 보내자니 가격이 부담”이라며 “질 좋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육성하고 아이들을 맘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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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잇달았다.
시내버스 운전기사 심모(58)씨는 “노동자가 정당한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고 제도화 했으면 좋겠다”며 “열심히 일한 사람이 행복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엄하게 다스리는 나라를 꿈꾼다”고 말했다.
회사원 문모(50)씨는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유지한다면 중소기업이 살아날 길은 없다”며 “양극화 현상이 교육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아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 선거인 만큼 정직하고 청렴한 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유권자도 많았다.
강모(57·여)씨는 “국정농단 사태를 보다 못한 국민들이 촛불집회에 나서 일궈낸 대선 아니겠느냐”며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받들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체 선거인수 4247만 9710명 중 이 2850만 9661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67.1%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같은 시각(65.2%)보다 1.9%포인트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