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결혼 자금 1억 7000만원을 통째로 날렸습니다. 사회 초년생은 신용불량자가 됐고요. 교사 퇴직금을 날린 선생님도 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김모씨는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다 관리가 편하고 월세가 안정적으로 들어온다는 용인시 기흥구의 KM스테이 한 채를 분양 받았다. 분양 당시 판매자는 삼성전자 맞은편이란 우수한 입지 덕분에 등기 이전에 “반드시 프리미엄을 붙여 등기 전에 팔아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지난주 등기 이전일까지 프리미엄은커녕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상황이다.
심지어 대출 조건조차 약속과는 달랐다. 분양 당시에는 호텔담보대출로 50~60%가 된다고 했지만 담보대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K시중은행이 담보대출을 해주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사실상 신용대출 40% 에 그쳤다.
그는 결혼 자금 1억 7000만원을 이번 분양 사기로 통째로 날리게 됐다. 심지어 안전하게 투자를 하려던 사회 초년생은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노후 자금으로 마련해 둔 교사 퇴직금을 날린 피해자도 있다. 이들 사기 호텔 분양 피해자들은 카페를 만들고 구체적인 소송 준비를 위해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단 호텔 사기 분양 뿐만이 아니다. 몇 년 째 이어지는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순진한 투자자들이 과대과장 광고에 속아 피같은 종잣돈을 날리고 길거리로 나앉는 피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안정적 수익과 100% 시세차익 등 혹할만한 광고문구의 유혹에 노출된다. 투자자들은 분양업자들의 말만 믿고 계약금을 걸지만 일단 돈이 들어오고 나면 대부분 분양업자들의 태도는 180도 돌변한다. 언제 그랬냐는듯 막무가내로 나오지만 증거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분야을 가리지 않고 ‘가짜 전문가’들이 판을 치는 요즘이다. 사기꾼에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전문가가 돼야만 한다. 고수익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따른다. 요행을 바라기 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범위를 정하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투자부터 먼저 시작하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