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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4DX는 한국 영화를 세계로 수출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겁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중심에 있는 4DX랩에서 만난 최병환 CJ 4DPLEX 대표는 자신이 넘쳤다. CGV멀티플렉스관과 함께 오감체험 영화관인 ‘4DX관’이 널리 퍼진다면, 세계 어디서나 한국 영화가 1년에 1~2편은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4DX는 2009년 CJ CGV(079160)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오감체험 영화관이다. 영화 상황에 따라 좌석이 움직이고, 연기도 나오고, 비눗방울도 날라 다닌다. 마치 영화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며 색다른 체험을 느끼게 하는 4DX는 세계에서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되고 있다. CJ그룹은 2010년 CJ 4DPLEX 별도 법인을 세워 4DX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6월 27일 미국 영화 산업을 대변하는 L.A 중심지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 단지인 L.A 라이브 내 ‘리갈 시네마 4DX관’이 미국 최초로 생긴 것. 리갈 시네마는 세계 1위 극장 체인으로, CJ 4DPLEX는 L.A 라이브 리갈 시네마를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AEG와 상영관 진출 계약을 맺었다. 영화관 사업이 저물어가고 투자가 미진한 상황에서 L.A 라이브 리갈 시네마가 4DX관을 도입한 것은 새 영화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매출 100위권 밖에 있던 이 영화관은 오픈 한달 만에 전미 극장 25위까지 솟아 올랐다. 4DX관 좌석 점유율은 평균 70%를 유지한다. 일반 영화에 비해 2~3배 높은 가격을 받는 만큼 극장 수익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최 대표는 “미국 내에서도 영화관 인수 합병(M&A)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4DX를 도입해 영화관 수준을 높여 관객을 늘리거나, 인수 가치를 키워 고가에 팔려는 수요가 4DX 확산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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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X는 영화 제작 시스템 전체에서 볼 때 주연은 아니다. 영화제작사인 스튜디오가 주도하고, 이를 배급하는 영화관이 양대 축이다. 4DX는 영화 감동을 극대화하도록 도와주는 조연 역할이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영화 제작사들이 만나주지도 않았다”면서 “얼마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그래비티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은 4DX를 미리 알았다면 그래비티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위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현재 27개국에 있는 114개 4DX 상영관을 2년내 300관으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대형화면 IMAX가 200관으로 늘리면서 협상력을 키웠듯, 이 정도 규모가 커지면 오히려 제작사들이 먼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장기 계약 등을 감안할 때 이미 300관 수준은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며 “300관만 넘기면 사업은 눈덩이처럼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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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CJ CGV에서 투자를 받고 있지만 올해말이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4D플렉스는 앞으로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에 G드래곤 콘서트 4DX 제작으로 재미를 본 만큼 앞으로 K팝이나 한류 콘텐츠를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4DX관이 늘어나면 그만큼 한류 콘텐츠를 태울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면서 “4DX가 세계 극장의 테마파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