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17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부동층이 줄지 않고 오히려 일부 더 늘어나는 등 총선 막판 판세가 혼미한 양상이다.
조선일보가 13일, 여론조사 전문가 5명과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의 선거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총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여야 3당 지도부의 교체 내지는 사퇴, 노풍(老風)과 탄풍 등 돌발변수에 의해 좌지우지돼왔다”며 “선거 막판에 오히려 부동층이 5~10% 가량 늘어나는 등 예측불허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 조사전문가는 “과거 선거같으면 부동층이 20% 정도에 그쳐야 할 시점이나 지금은 25~30%에 달한다”면서 “이는 탄핵풍을 비롯한 각종 바람들의 거품이 꺼지면서 그중 일부가 부동층으로 옮긴 탓으로, 이들 표의 향방이 40~50개에 이르는 접전지역의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 막판에 불거져 나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사퇴가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긍정적 기대’를, 야당들은 “별 영향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디어 리서치의 김정훈 사장은 “정치적 진퇴를 선거전략에 악용한다는 비판을 감안하면 부정요인이 약간 더 커 보인다”고 전망한 반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지지율 하락을 차단하고 유리한 국면을 전환시키는 효과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탄핵 역풍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코리아리서치 김덕영 사장과 한국갤럽 김덕구 상무가 “거품은 많이 빠졌지만, 일부 지역에 남아 있다”고 지적하는 등 ‘영향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에 따른 이른바 ‘노풍(老風)’은 “한나라당에서 등을 돌렸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각당과 여론전문가들은 총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마지막 변수로 ‘투표율’을 꼽으면서 “연령별로 지지층이 뚜렷이 갈리고 있는 만큼 20~30대 투표율이 높아지면 열린우리당측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에 대해서는 5명의 전문가 중 3명이 “16대 총선(57.2%)보다 약간 낮을 것”, 2명은 “60%대를 약간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