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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 5개월만 최저..환시채 부담 `불식`(마감)

강종구 기자I 2004.03.22 16:48:00
[edaily 강종구기자] 채권 금리가 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속도가 워낙 느린데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다 보니 물가가 상승해도 금리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국고채3년물 기준 지표금리는 4.50%를 하향이탈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가장 낮은 4.48%. 이미 바닥권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이날 4월에도 환시채를 발행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는 재경부 발언이 나오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환매수에 나선 것도 시장의 분위기를 강세로 돌려놨다. 지표채인 국고채3년물 4-1호 수익률은 보합권에서 출발해 4.53~4.48%의 범위에서 움직이다 결국 전날보다 4bp 떨어진 4.48%를 기록했다. 국고3년 경과물인 3-5호는 이보다 오전만 해도 4.50% 선에서 등락했으나 오후들어 매수가 몰리며 4.45%까지 떨어졌다. 국고채5년 4-2호는 전날보다 3bp 내린 4.80%를 기록했고 경과물인 3-6호는 장중 4.82%의 고점을 찍은 후 하락반전해 4.76%에 마감했다. 2년만기 통안채는 4.43%로 전날보다 3bp 내렸다. 1년반 만기인 통안채와 1년물 통안채도 각각 2bp와 1bp 하락해 4.36%와 4.20%를 기록했다. 강세장이었지만 거래는 부진했다. 장내시장에서는 7700억원 정도만 거래됐다. 지표물인 4-1호가 1600억원, 경과물인 3-5호가 2800억원 정도로 극히 적었다. 국고채5년 3-6호는 2100억원어치 손바뀜이 있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3년이 전날대비 4bp 떨어진 4.48%, 국고채5년물이 5bp 내린 4.79%였다. 통안채는 2년물이 4bp 하락해 4.44%, 1년물도 2bp 떨어진 4.24%를 기록했다. 회사채3년물은 AA-와 BBB-가 모두 4bp 하락해 5.29%와 9.76%에 고시됐다. ◇환시채 소식에 분위기 호전..단순 "핑계" 지적도 오전만 해도 지지부진하던 분위기가 오후들어 급하게 바뀌었다. 채권수익률은 보합권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한 채 등락했으나 재경부가 오후 2시 4월에 환시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하락쪽으로 기울었다. 23일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30일 2월 산업생산, 31일 국채발행계획, 내달초 3월 소비자물가와 수출입실적 등 시장이 관심을 가질만한 거시경제 및 수급관련 재료들이 예정돼 있지만 시장의 관심권 밖에 있었다. 대만의 정국불안으로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채권시장은 외풍지대였다. 시장에서는 재경부의 발언이 매수에 나서는 좋은 핑계가 됐다는 지적이다. 수급상으로나 펀더멘털상으로나 금리상승의 여지가 별로 없는데 그동안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재경부가 도와줬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신동준 선임은 "절대금리 부담으로 조정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수급상 조정이 어려울 것 같아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며 "환시채는 매수세력의 핑계"라고 말했다. 선물사 한 브로커는 "특별한 강세 요인을 꼽으라면 환시채 뿐이다"며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오전에 매도로 대응했다가 오후들어 매수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 브로커는 또한 "전반적으로 매수 우위의 분위기가 강하게 남아 있다"며 "펀더멘털상 매도를 이끌어낼 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인 듯 하다"고 말했다. ◇GDP 발표 "관심권 밖"..강세분위기 지속 거시경제지표가 잇달아 발표되지만 금리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당장 23일 발표될 지난해 4분기 GDP도 시장의 관심밖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선물 박종연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이미 펀더멘털을 성급하게 반영한 바 있다"며 "회복된다 싶어 금리가 올랐는데 막상 오르고 보니 경기회복 속도가 늦은데 따른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표가 의미있는 수치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채권시장이 계속 둔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익률 커브의 플래트닝 과정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절대금리가 급락한 측면이 있지만 과열징후는 없고 수익률 커브가 안정적인 우상향의 모양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은행도 통안채 발행에 적극적이지 않아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23일 통안채 182일물 1조원어치만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월말 세수 요인이 최소한 5~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리 지준을 흡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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