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치킨전문점. 바삭한 치킨에 푸짐한 파채를 얹어먹는 파닭이 인기 메뉴. 하지만 파닭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사장님은 한숨을 내쉰다. 파채의 정량이 정해져있고 배달 리뷰가 무서워 파채 양을 마음대로 줄이지도 못한다. 차라리 치킨을 몇 조각 더 주는 게 남을 것 같다. 다음주부터는 파닭 메뉴를 당분간 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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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9일) 기준 대파 1kg(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5372원, 소매가격은 7520원이다. 각각 1년 전 대비 5배(409%)와 3배(247%) 이상 급등한 가격 수준이다. 대파의 이번 주 평균 가격도 7365원으로 전주(6655원) 대비 또 10.7% 올랐다. 최고값 기준으로는 1만원을 넘어선 1만8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대파 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aT의 ‘2021 대파 유통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도매시장 대파 반입량은 3만6267t으로 전년 같은 기간 7만4217t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업계는 봄 대파가 출하되는 다음 달 이후에나 파 값이 안정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파는 대파 자체로 음식이기보다는 토핑이나 곁들임 반찬 등으로 쓰이기 때문에 급등한 대파 값에 이런 대파들이 식탁에서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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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에는 파절이를 대체할만한 음식이 공유되고 있다. 파절이 대신 상추와 부추무침으로 바꿨다는 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반려동물처럼 곁에 두고 식물을 기르는 반려식물이 인기였다. 이제는 반려대파도 나타나고 있다. 대파 값이 급등하자 아예 길러서 먹자는 것.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파키우기, 반려대파 등의 태그를 검색하면 대파를 키우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파를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도 인기다. 대파는 뿌리 부분을 한 뼘 정도 남기고 제거한 뒤 화분에 심거나 페트병에 물을 넣어 키우면 1주일이면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이로 자란다. 뿌리는 그대로 남겨놓고 새로 난 부분을 잘라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