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감리 결과 및 요구사항을 존중하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감원은 13일 배포한 기자 안내문을 통해 “증선위가 삼성바이오 감리와 관련해 지난 6월부터 두 달에 걸쳐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증선위는 전날 긴급브리핑을 통해 삼성바이오가 공시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판단,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고발하고 관련 임원에 대한 해임을 권고했다. 다만 2015년 지분가치 변경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구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금감원은 증선위가 요청한 삼성바이오의 재감리에 착수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향후 고의로 판단된 위반사항에 대해 신속히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해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투자주식 임의평가와 관련한 증선위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증선위가 요구한 감리 안건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회계처리에 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2015년 변경 사안을 다룬 감리 조치안을 제출했고, 증선위는 변경 이전인 2012~2014년까지의 회계처리도 살피는 수정안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수정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전날 증선위의 결과 발표 직전까지 갈등을 빚었다.
증선위가 감리조치안을 심의하고 재감리를 요청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증선위의 재감리 요청을 두고 금감원 내부에서는 관련 법령을 따지며 대처 방안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당초 이날 오전 증선위의 요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발표를 1시간 가량 앞두고 돌연 발표를 취소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증선위의 재감리 조치를 수용하기로 방향을 잡고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