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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수로 프로젝트’ 이름을 달고 대학로 상업극을 제작해온 아시아브릿지컨텐츠(대표 최진·이하 아시아브릿지)가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법원이 회생신청을 받아들여 채권자들에게 포괄 금지명령을 통지하면서 확인됐다.
18일 공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1부(재판장 김상규 판사)는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회생(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7일 ‘포괄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포괄 금지명령이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을 금지하도록 하는 결정이다. 이 제도는 파산신청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이 다시 일어서 채무를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아시아브릿지는 영화배우 김수로의 이름을 딴 공연사업인 ‘김수로 프로젝트’가 성공하자 교육·음식료·해외사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세를 늘리다가 90억 원의 부채를 이기지 못해 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대국민서비스’를 보면 채권자는 기업은행 외 115명이고 이중 상당수가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명단에는 최근작인 ‘광염소나타’, ‘데스트랩’ 출연진과 스태프 등의 이름이 빠져 있어 채무액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연계와 법조계에선 무리한 사업 확장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김수로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공연시장 전체가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신작을 선보여왔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매년 평균 10회 공연을 올렸으며, 대학로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연료가 높은 연예인 등을 대거 투입했다.
공연 한 관계자 “아시아브릿지는 손실이 나자 돌려막기 식으로 새로운 공연을 계속 올리며 부채를 메우고자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동원된 배우들과 스태프 다수는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아시아브릿지는 보유하고 있는 공연 21개 판권을 해외에 수출해 자금흐름을 개선하고 보유 콘텐츠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여 추가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대표자 심문과 회사 현황 조사를 통해 회생 인가 절차를 받게 된다. 인가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이번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사태로 공연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배우·스태프의 임금체불(미지급 혹은 지연 지급) 문제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배우나 스태프들이 몇 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출연료와 임금을 지급받는 일명 ‘임금 돌려막기’는 비단 아시아브릿지컨텐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배우나 스태프는 노동청 신고가 아예 안된다. 관행으로 자리잡은 이 같은 임금구조는 공연계 인력의 생존권조차 위협한다”며 “이들의 최소한의 처우와 복지가 보장되도록 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김수로 소속사 SM 측은 “상황 파악 중”이라며 “다만 공식입장 발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