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영상을 가정용 TV에서 즐길 수 있는 3D 방송은 지난 2010년 요란하게 등장했지만 결국 세계적 트렌드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미국 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미국 가구당 3D TV 보급률은 지난해 8.5%로 집계됐다. ‘ESPN 3D’ 채널 가입자 수는 30만명 이하로 추정됐다. 전용 촬영 장비가 필요한 3D 방송은 일반 프로그램보다 1.5배~2배에 달하는 제작비가 필요하다.
영국 공영방송사 BBC도 지난 2011년 시작한 3D 프로그램 제작을 연내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여름 런던올림픽 등을 3D로 중계 방송했지만 시청자 수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내 3D TV 보유 가구는 150만가구로 추정된다. BBC는 전용 안경을 착용하고 시청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3D TV를 소유하고 있어도 실제 3D 방식으로 시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방송된 특집 프로그램을 3D 방식으로 시청한 가구는 3D TV 보유 가구 가운데 5%에 불과했다.
미국 최대 위성방송사업자 디렉TV는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지난 2010년 설립한 3D 전문채널 ‘N3D’도 지난해 송출을 멈췄고 일본 위성방송 대기업 스카파-JSAT 역시 3D 전문 채널 ‘스카찬 3D’ 방송을 지난 3월 중단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업계에서는 향후 HD의 4배 해상도를 자랑하는 4K TV용 프로그램 제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4K 영상은 화면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만큼 많은 TV업체들이 3D TV보다 4K TV가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미국 조사회사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3D TV의 세계 수요가 전년 대비 16% 증가한 4792만대로 예측했다. 3D를 선호하는 중국 시장이 수요를 견인해 3D TV가 오는 2017년에는 9074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NPD디스플레이서치는 “다만 ESPN과 BBC의 3D 방송 중단이 3D TV 수요를 중장기적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