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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갈등 2라운드..강기갑 비대위 체제 어디로?

박보희 기자I 2012.05.14 18:49:54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폭력 사태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던 통합진보당이 중앙위원회를 통해 경선 명부 비례대표 총사퇴 내용이 담긴 ‘당 혁신 결의안’과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통합진보당은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대위 체제로 돌입했다. 하지만 당권파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지도부 구성을 놓고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은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중앙위 결과 당 혁신 결의안이 가결됐다”며 “대표단의 권한과 책임을 혁신비대위에 넘기며 공동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폭력 사태로 일시 중단된 중앙위는 오프라인 회의가 불가능하다는 대표단과 다수 중앙위원의 논의 끝에 13일 오후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로 대체됐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강 위원장이 당의 위기를 잘 수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결점 투성이 통합진보당과 제가 감히 마지막 기회를 청하겠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결국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강기갑 비대위원장 또한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위 결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앙위 결의 성실한 이행 및 추가 쇄신방안 모색 ▲새 지도부 선출 준비 ▲당내 제도 정비 및 보완책 강구 등을 약속했다.

당권파가 중앙위 결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공동대표단은 “(당권파가) 중앙위 결의인 만큼 받아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좋지 않은 결과를 미리 생각해 예단하지 않겠다”며 답을 피했다.

이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당권파는 중앙위 결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대응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 및 중앙위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권파의 반발은 전일 전자투표 속개 전부터 예고됐다. 당권파인 장원섭 전 사무총장은 대표단이 중앙위 속개를 위해 진행한 온라인 토론회를 “사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당 시스템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대표단 회의에서 장 전 사무총장은 해임됐지만 당권파의 입장은 분명히 확인한 셈이다.

일각에선 당권파들이 중앙위 결과를 부정하고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대표 대행을 내세우거나 비례대표 사퇴 거부 등으로 맞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자투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다음달 1일 국회 개원 때까지 버티다 당권파를 원내대표로 추대해 사실상 원내대표 중심의 당 운영 체제로 가져가려 한다는 설명이다.

양측 모두 “분당은 절대 없다”며 당을 떠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분당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폭력 사태까지 일어난 마당에 더 이상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치적으로 함께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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