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에서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관측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팍스 원전의 원자로 4기 가운데 3기가 가동을 중단했다. 팍스 원전은 평소 헝가리 전력 생산의 약 40%를 담당한다.
헝가리 정부는 유럽 내 다른 국가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부족분을 메울 수 있지만, 전력 도매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기업과 소비자에게 에너지 사용 절감을 요청했다. 이번 주 기온이 섭씨 38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냉방 수요 증가도 전력 수급 부담을 키우고 있다.
가뭄은 다뉴브강 관광산업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주 불가리아 비딘 인근에서는 낮은 수위로 한 유람선이 이 모래톱에 걸려 좌초, 승객 186명이 육지로 대피했다. 다뉴브강과 라인강, 모젤강, 마인강 일부 구간의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크루즈 업체가 운항을 취소하거나 노선을 변경했다.
독일 산업의 주요 물류축인 라인강에서도 수위 하락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서쪽 카우프 관측소의 수위는 지난 금요일 25㎝까지 떨어져 2018년 10월 가뭄 당시의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다. 독일 수로·해운 당국은 이번 주 후반부터 수위가 2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카우프 등 주요 병목 구간에서는 선박이 좌초 위험을 피하기 위해 평소 적재량의 20∼30%만 싣고 운항하고 있다. 같은 양의 원료와 제품을 운반하기 위해 더 많은 선박이 필요해지면서 운임도 상승하고 있다.
독일 철강업체 티센크루프는 라인강 수위 하락으로 대형 바지선 운항이 어려워지자 뒤스부르크 제철소의 쇳물 생산을 줄였다. 회사는 소형 임대 선박을 투입했지만 원료 공급 차질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학업계에도 공급 불안이 번지고 있다. 화학제품의 주요 원료인 벤젠 가격이 최근 상승하면서 일부 업체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가뭄이 장기화하면 원료 조달 차질로 화학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 기업들은 2018년 가뭄 이후 대체 물류망을 구축하고 저수심에서도 운항할 수 있는 선박을 도입해왔다. 하지만 주요 수로가 동시에 막히면서 기존 대응책만으로는 생산과 물류 차질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뭄이 유럽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ING는 물류와 생산 차질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독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인 0.8%에서 0.5%로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2018년 가뭄이 독일 성장률을 약 0.4%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추산했다.
농업 피해도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최근 가뭄 보고서에서 장기간의 건조한 날씨가 유럽 전역의 농작물 수확량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중해 일부 지역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오는 9월까지 평년보다 훨씬 건조한 기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