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비은행권 및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로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5%로, 비취약 자영업자(0.42%)와 큰 격차를 보였다. 업권별로는 자영업자의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3.51%로 큰 폭 상승해 은행권 대출 연체율(0.51%)을 상당폭 상회했다.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저소득(49만 4000명) 및 저신용(23만 2000명) 자영업자 차주는 각각 1만 5000명, 3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 증가는 이들 차주에 대한 금융기관의 신규 사업자대출 공급 확대보다는 기존 자영업자 차주들의 전반적인 소득 및 신용도 저하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한은은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고소득·고신용 우량 차주들이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크게 저하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가 증가한 점에 유의해 자영업자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에 따라 선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부와 금융당국은 높은 이자부담으로 인해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자금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회생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완화된 금융 여건 하에서 부채에 의존해 사업을 지속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함께 재취업 교육 등 재기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4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53조 3000억원)에 비해 1.1% 증가하며, 대출 증가세 둔화가 지속됐다. 자영업자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711조 8000억원, 352조 6000억원을 나타냈다.
자영업자 대출 금액을 금융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641조 9000억원, 비은행권(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보험사) 422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두 업권 모두 대출 증가세가 각각 1.4%, 0.6%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