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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외무부는 “교황청 수장이 앞으로 강자의 권익을 정당화하고 국제법 규범을 무시하도록 독려하는 대신, 선이 악에 대해 승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치도록 하는 신호를 보내기를 바란다”며 “교황이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보장하기 위해 즉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신호를 전세계에 보내야 한다. 다른 국가들처럼 우크라이나도 평화를 추구하지만, 평화는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날(10일) 밤 영상 연설을 통해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종교인들은 기도와 토론, 행동으로 우리를 지원한다”며 “이것이 바로 국민과 함께하는 교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을 겨냥해 “살고 싶은 사람과 죽이고 싶은 사람 사이의 ‘가상 중재’에 종교인이 개입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교황 발언에 공식 항의한 것이다. 앞서 교황은 스위스 공영 방송 RTS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협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한 바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교황이 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으나 ‘백기’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교황의 발언은 ‘항복할 용기’로 해석되며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일부 서방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복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이는 우크라이나인에게 비극이자 우리 모두에게도 위험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에드가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도 “악에 맞서 굴복하지 말고 싸워서 물리쳐야 한다”며 “악이 백기를 들고 항복해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