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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가 유엔 비공개 문서와 미 관리들의 증언에 따르면 수십척의 선박과 회사가 북한의 불법교역에 관련돼 있다. 이들은 북한과의 관련성을 감추기 위해 가짜 세관 신고서를 사용하고 선박명을 가짜로 쓰며 바다에서는 자동선박식별장치를 끄고 이동한다. 어떤 선박은 다른 나라 선박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20여개의 유조선이 북한정유공장에 정제석유제품을 최소 148차례 수송했다. 이들 선박은 바다 위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불법 교역을 감추고 있다고 유엔 관계자는 덧붙였다. WSJ는 이들 선박이 적재용량을 모두 채워 북한으로 갔다면 유엔이 정한 상한선 연 50만배럴의 5배의 석유가 수송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과 각국 정부는 대만에서 토고까지 이르기까지 40척의 선박과 130곳의 회사들이 북한 석유 수송에 관여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북한을 모니터링하는 관계자들은 이들 유조선과 다른 수십척의 화물선들이 거의 200차례에 걸친 불법 석유 및 석탄 운송에 관여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외에도 파악되지 않는 사례가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고 밝혔다.
WSJ는 이 때문에 북한의 휘발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최대 압박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에 있는 미들버리 연구소의 안드레아 버거는 “최대 압박은 희망사항일 뿐 현실은 아니다. 북한은 모든 속임수를 동원하고 있고 속임수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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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엔의 북한 석탄 수출 금지가 발효된 이후 이 배는 중국항구에 기항했던 것처럼 속이기 위해 2주동안 중국 해안을 항해했다. 이 배는 적재량이 선박 홀수 신호를 허위로 전송했는데 이는 중국 항구에서 화물을 적재한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후아포호는 5일 동안 자동선박식별장치를 끄고 북한 남포항으로 가서 80만달러의 석탄을 싣고 베트남으로 운송했다. 세관 서류에는 석탄이 중국산으로 적혀있었다.
이후 베트남 당국이 후아푸호의 입항을 거부하자, 나진항에서 실은 석탄을 바다 위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실은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유엔이 지난 3월 후아푸호를 제재 대상으로 명기한지 얼마 안되서 홍콩의 선박 소유회사가 해산했으며 이후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WSJ는 미국·호주·일본 등 5개 국가가 아시아해상에서 북한선박을 탐지작업을 하고 있지만 70만평방마일에 달하는 넓은 해역에서 불법 교역을 감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연합작전의 호주 책임자인 멜 허프펠드는 “이는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라고 말했다.
결국 효과적으로 북한 선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이나 IMO가 글로벌 선박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IHS마킷은 국가 선박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제한돼 있고 사기를 탐지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해당 당국이 독자적으로 제재를 하기도 어렵다는 것 역시 문제다. 피지당국이 후아푸호를 등록하지 않은 선박이라고 알렸지만 여전히 후와푸는 토고나 파나마 등을 다른 국가 선박으로 등록해 항해를 계속했다.
올해 2월 미국은 북한 유조선인 초마산을 블랙리스크에 올렸다. 유엔 패널보고서에 따르면 이 유조선은 지난해 6월 추적장치를 끄고 선체의 이름을 새로 정하고 식별번호를 3에서 8로 바꾸는 방식으로 위장했다. 일본 군항기는 동중국해에서 몰디브 국기를 단 신위안18호가 석유를 환적하는 사진을 찍었다. 몰디브 당국은 신위안18호는 몰디브에 등록된 적이 없으며 몰디브는 그 나라에 거주하는 시민이나 회사가 소유하지 않는 선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위안18호는 중국인 주주가 있는 홍콩에 등록된 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 선박의 새로운 호출부호는 실제 몰디브에 사는 파후미 씨의 어선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몰디브 당국은 파후미는 이 선적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세인 나제르 몰디브 교통당국 부국장은 “누구나 인증서를 인쇄하고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며 “이것은 완전한 사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