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업계 최초로 카드사와 연계해 주식거래 수수료를 신용카드로 후불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KT와 금융-통신 융복합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은 또 한 번의 ‘컨버전스(융합) 마케팅’ 시도다. 금융투자업계는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대신증권의 노력에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실효성 측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2일 신한카드와 공동으로 주식거래수수료를 신용카드로 후불 결제할 수 있는 ‘주식거래수수료 신용카드결제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증권사와 카드사가 협업해 이 같은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비스는 주식거래 고객들이 매매수수료가 발생할 때마다 증권계좌에서 바로 현금으로 결제해야 했던 것을 카드로 후불 결제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지급기간을 최대 45일까지 연장해주고 수수료가 카드로 결제될 때까지 그만큼의 금액을 더 투자할 수 있게 했다.
김상원 대신증권 크레온 사업부장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다른 업종과의 컨버전스를 위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공동 마케팅에 나서게 됐다”며 “대신증권은 그룹사나 금융지주사 산하 증권사와 달리 단일 비즈니스로 증권업을 하고 있는 만큼 업종 간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의 컨버전스 마케팅은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이번 서비스에 앞서 지난달 초 증권사 최초로 국내 대형 통신사인 KT와 제휴해 금융-통신 융복합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대신증권의 컨버전스 마케팅은 때마침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내세운 컨버전스와 맞물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타 업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은 신선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 카드결제 서비스의 실제 마케팅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편만 가져오고 수익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카드결제 서비스는 보여주기식 마케팅에 그칠 것”이라며 과거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에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줬던 사례를 들었다. 지난 2005년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한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에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주는 형태로 소득공제 마케팅을 벌였지만 이는 고객 유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투자자들이 현금영수증 발급으로 본인 거래내역이 국세청에 보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마케팅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는 거래 시에는 편리하지만 자칫 생각 없이 주식 매매를 하다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고, 신용을 늘려 과도한 거래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수수료를 카드로 따로 결제할 경우 투자자들이 평가차익을 계산할 때 오히려 번거로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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