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KT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삼성 스마트TV로는 10일부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국내에 보급된 스마트TV가 100만대선이고 이중 80% 가량을 삼성전자가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4만여만대 가량의 스마트TV가 ‘먹통’이 되는 셈이다.
KT(030200)의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는 작년 말 현재 782만여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43%수준이다. 스마트TV의 트래픽 과부하 문제로 가전회사들과 마찰을 빚어온 KT가 ‘접속 차단’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접속 차단은 삼성전자의 서버와 각 가정의 스마트TV간의 연결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IPTV시청이나 웹서핑은 종전처럼 이용이 가능하다.
9일 KT는 다수 인터넷 이용자 보호 및 시장질서 왜곡을 막기 위해 무단으로 사용해 온 스마트TV에 대한 접속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 스마트TV만을 대상으로 한다. LG전자와는 망 대가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접속차단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KT측은 “스마트TV 인터넷망 접속제한은 인터넷 이용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프리라이딩(Free Riding) 데이터가 폭증하면 IT 생태계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접속제한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T는 스마트TV가 PC와 달리 HD, 3D급 대용량 고화질 트래픽을 장시간 송출함으로써 IPTV 대비 5~15배, 실시간 방송중계시 수 백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통신업계는 트래픽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TV 사업자가 네트워크 사용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 태스크포스(TF) 팀장(상무)은 “현재 인터넷전화(VoIP) 사업자는 인터넷망 사용에 대해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고, IPTV도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에 따라 인터넷망 이용 대가를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에 이어 SK브로드밴드(033630)와 LG유플러스(032640)도 KT의 조치에 동참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말 기준,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는 KT가 782만명으로 가장 많고, SK브로드밴드가 419만명, LG유플러스가 281만명이다.
삼성전자(005930)는 KT의 스마트TV 접속 차단과 관련, “모든 디지털 기기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KT의 조치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이 스마트TV 선두 국가인데 이같은 조치는 국가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차단하면 소비자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KT의 스마트TV 접속차단은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정신을 훼손하는 조치라며 법적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 침해 등 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시정명령, 사업정지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수단을 검토해 엄중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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