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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모펀드간 `기업 사고팔기` 급증

오상용 기자I 2004.09.09 16:49:18

`사모펀드 시장 포화상태`

[edaily 오상용기자] 미국 사모주식투자펀드(PEF)간의 기업 사고팔기가 최근 들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사모펀드업계가 신규 투자처를 찾기 힘들 만큼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모펀드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고 9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미국의 사모주식투자펀드는 소수의 부자들과 학교재단, 연기금 등으로부터 자금을 맡아 주로 M&A시장이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한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사모펀드는 비상장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후 상장될때까지 보유, 거액의 차익을 거두는 기법을 즐겨썼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사모펀드간 기업 사고팔기가 급증하고 있다. M&A정보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2001년 25억달러에 그쳤던 사모펀드간 거래는 올들어 7월까지 410억달러로 급증했다. 가구업체인 시몬스침대는 일반인에게 `흔들림 없는 잠자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금융시장에는 사모펀드들의 잦은 손바뀜으로 더 유명하다. 여러 사모펀드에 돈을 분산해서 맡긴 투자자들이 동시에 (기업지분) 매도자와 매수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해졌다. 한 예로 캐나다의 오넥스와 오크트리 펀드가 그들이 보유한 로웨스시네플럭스의 지분을 칼라일그룹과 베인케피탈, 스펙트럼이쿼티인베스터스에 매각했을 때 이들 5개 펀드에 돈을 맡겼던 15개 기관투자가와 재단기금이 동시에 기업 매도-매수자가 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사모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쪽 주머니에서 나간돈이 다른 쪽 주머니로 들어온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같은 현상은 "이미 1000억달러에 육박한 사모펀드 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며 사모펀드의 수익률 저하를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연기금 펀드인 캘퍼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앤슨은 "(사모펀드)투자자들은 반드시 제값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블랙스톤의 부회장 토니 제임스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모펀드는 높은 수익을 좇아 옥션시장에서 보유지분을 활발히 매매하는 것이라며 아무런 차익없이 단순히 돈과 투자대상기업 지분이 옮겨다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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