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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범한 폰테스는 주식과 채권, 기타 금융상품을 분산원장에 디지털 토큰 형태로 기록한 토큰화 자산의 도매 거래를 중앙은행에 보유한 준비금, 즉 가장 안전한 형태의 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위험이 없는 결제자산의 부재가 블록체인 기술 확산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이번 프로젝트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존 토큰화 거래는 상업은행 화폐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대형 금융기관이 꺼리는 신용위험이 발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유로시스템은 디지털 시대에 보다 통합되고 혁신적이며 회복력 있는 유럽 금융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3개 기관이 온보딩을 마치고 즉시 시스템을 사용할 준비를 끝냈다. 여기에는 도이체방크, 산탄데르, 소시에테제네랄, 독일재건은행(KfW), 유럽투자은행(EIB)이 포함된다. 클리어스트림을 포함한 4개 원장 운영기관도 참여한다. ECB 역시 폰테스의 직접 이용자가 될 계획이다.
ECB는 별도 발표를 통해 자체 자금 가운데 소규모를 토큰화 증권에 투자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으며, 해당 매입의 결제를 폰테스를 통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기 투자 대상은 유로존 각국 정부와 지방정부, 정부기관, 유럽 초국가기관이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이다.
ECB의 자체자금 포트폴리오는 통화정책과는 별개이며, 중앙은행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한 수익 창출 목적이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고, 사전 준비가 끝난 뒤 ECB 집행이사회가 투자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기관의 후선 업무 자동화와 담보관리, 토큰화 결제 기술을 제공하는 토크노베이트(Tokenovate)의 리처드 베이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폰테스는 토큰화 시장을 유로존 금융 인프라의 핵심부에 한 단계 더 가깝게 가져온다”고 평가했다. 그는 폰테스가 초기에는 기존 시장 운영시간 내에서 가동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연속적인 결제, 나아가 24시간 365일 결제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토큰화 주식과 펀드를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시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블랙록은 2024년부터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를 운용해왔다. 폰테스 역시 운영시간 연장과 기능 고도화를 포함한 완전한 기능을 갖추는 시점은 2028년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은 접근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디지털화폐 계획을 포기하고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방향을 택했다. 반면 ECB는 공공 중앙은행 화폐가 디지털 금융시스템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폰테스는 소비자가 아니라 은행과 금융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소매용에 해당하는 디지털유로는 일반 시민들이 일상적인 결제를 중앙은행 화폐로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폰테스보다 현실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유럽의회 경제위원회는 지난 6월 디지털유로에 대한 입장을 승인해 회원국들과의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최종 입법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7년 9월부터 36개 결제사업자가 참여하는 시범사업이 시작되며, 디지털유로의 최초 발행은 2029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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