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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강, 노사갈등 한 달째…‘점거농성’ 둘러싼 노동당국 해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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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6.09.14 10: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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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3명 계약 종료 놓고 노사 대립 장기화
사측 “교섭대표노조 아닌 점거는 불법” vs 노조 “정당”
전문가 “쟁의행위 구분 필요…노동당국 중재해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일강의 노사 갈등이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의 법 해석을 둘러싼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3명의 계약 종료를 놓고 촉발된 노사 대립이 금속노조의 회사 사무동 점거 농성과 물리적 충돌로 확대하면서다.

앞서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은 일강 노사에 사업장 내 노조활동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후 금속노조의 농성장 진입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발생하면서 노동당국의 행정지도가 오히려 현장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측은 복수노조 체제에서 교섭대표노조가 아닌 금속노조의 점거농성이 정당한 조합활동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소수노조의 활동 역시 법적으로 보장된다며 맞서고 있다.

금속노조 일강지회가 점거한 일강 김제공장 사무동 로비 모습. (사진=일강 제공)
금속노조 일강지회가 점거한 일강 김제공장 사무동 로비 모습. (사진=일강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일강지회는 지난달 11일부터 일강 사무동에서 한 달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발단은 외국인 근로자 3명의 계약 종료 문제를 놓고서다.

일강은 지난 7월 16일 외국인 근로자 3명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체류기간이나 비자 만료를 앞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무 능력과 태도, 제품 불량 발생 여부 등을 기준으로 객관적 평가 절차를 거친 결과, 이들 근로자가 계약 연장 기준에 미달했다.

반면 금속노조 일강지회는 회사가 금속노조 조합원인 외국인 근로자 3명에게 의도적으로 낮은 평가를 해 계약 연장과 비자 연장을 어렵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계약 종료 철회와 재입사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사무동 농성에 돌입했다. 같은달 14일에는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 회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논란은 농성 과정에서 익산지청이 개입하면서 커졌다. 익산지청 근로감독관은 노조법 제5조 제2항을 근거로 사업장 내 노동조합 활동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회사와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항은 사업장에 종사하지 않는 조합원도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사업장 내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사는 익산지청이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라는 전제와 복수노조 사업장의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발한다. 일강은 복수노조 사업장으로 올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대승통합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조로 결정됐다.

일강 관계자는 “이번 점거농성은 조합활동과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불법 점거농성”이라며 “다수 조합원을 동원해 농성장 진입을 시도하고 관리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련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과 사규에 따른 징계책임을 엄중히 물을 방침”이라고 했다.

금속노조 일강지회 조합원들이 로비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일강 제공)
금속노조 일강지회 조합원들이 로비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일강 제공)
노조 측은 사측이 판례를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며, 평시 조합활동은 쟁의권 발동 여부와는 무관하게 보장되는 정당 행위라는 입장이다. 특히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이 사업장 내 노동조합 활동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만큼 농성 역시 정당한 조합활동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법 제5조 제2항은 사업장에 종사하지 않는 조합원도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장 내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업장 내 조합활동이 가능하다는 원칙과 구체적인 점거·농성 행위의 정당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행위의 목적과 방식, 사업 운영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조합활동인지 쟁의행위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11일 농성 과정에서 노조 측과 출입문을 통제하던 직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2일 새벽에는 노조 간부와 경비원 간 언쟁과 충돌이 빚어졌다. 회사 측은 당시 노조 간부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무동 유리창을 두드렸고 경비원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해당 주장에 대해 피해 배상과 함께 사측과 경비원의 주장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논란의 초점은 외국인 근로자 계약 종료의 정당성에서 사업장 내 노조활동의 범위와 노동당국의 행정지도 적정성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장 내 노조활동이 가능하다는 원칙만으로 개별적인 점거·농성 행위의 정당성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노무 전문가는 “사업장 내 조합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된다고 해서 모든 형태의 점거가 당연히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과 방식, 업무 방해 여부 등을 종합해 조합활동인지 쟁의행위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노노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일수록 행정기관의 해석이 어느 한쪽에 유리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요건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노동당국도 조합활동과 쟁의행위의 법적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 일관된 행정지도를 하고, 적극적인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일강지회가 점거한 일강 김제공장 사무동 앞 모습. (사진=일강 제공)
금속노조 일강지회가 점거한 일강 김제공장 사무동 앞 모습. (사진=일강 제공)
일강 김제공장 전경. (사진=일강 제공)
일강 김제공장 전경. (사진=일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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