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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킴이 채운 연말의 온도… ‘폴리데이’는 쉼표였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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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5.12.08 10:09:02

폴킴 연말 단독콘서트 ''폴리데이''
세종대 대양홀서 6일 포문… 4회 공연
감성 발라드부터 귀여운 댄스 무대까지
150분간 27곡… ''믿고 듣는 폴킴'' 완성
"여러분의 기억 속에, 이 시간이 남길"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역시, 믿고 듣는 폴킴이다. 가수 폴킴이 완성도 높은 무대로 올해 연말 공연의 중심에 섰다. 깊은 감정선을 파고드는 발라드부터 귀엽고 경쾌한 댄스, 재치 있는 입담까지 두루 갖춘 무대로 연말 공연의 정석을 또 한 번 증명했다.

폴킴(사진=와이예스엔터테인먼트, 켄버스)
폴킴은 지난 6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단독 콘서트 ‘폴리데이’(Pauliday)의 막을 올리며 겨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6~7일과 13~14일 총 4회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첫날부터 완급이 또렷한 구성과 감정선이 살아 있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약 150분간 27곡을 쉼 없이 이어가며 ‘연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폴리데이’는 폴킴과 홀리데이를 결합한 제목처럼, 바쁜 한 해의 리듬을 잠시 내려놓게 하는 음악적 쉼표에 가까웠다. 녹색 퍼 코트에 선글라스를 낀 채 커피를 들고 등장한 폴킴은 ‘할리데이’로 공연의 문을 열었고, 노래 도중 직접 컨페티를 흩뿌리며 객석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발라드로 공연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비튼 도입부였다.

폴킴(사진=와이예스엔터테인먼트, 켄버스)
이어진 ‘스펠’에서는 은빛 의상으로 무대의 색을 바꿔놓으며 주문을 외우듯 리듬을 타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콘셉트는 뉴욕 펜트하우스 슈퍼스타”라는 재치 있는 설명과 함께 “잘생겼다”, “귀엽다를 크게 말해 달라”는 요청에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과 환호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노래만큼이나 부드러운 입담은 공연 내내 쉬는 틈 없이 분위기를 살렸다.

‘해브 어 굿 타임’(Have A Good Time), ‘집들이’에서는 댄서들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며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이 구간에서 폴킴은 단정한 발라더의 이미지를 벗고, 리듬 위에서 몸을 맡기는 ‘댄스하는 폴킴’으로 변주됐다. 발라드, 댄스, 토크까지 고루 갖춘 구성 덕분에 15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공연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였다.

폴킴(사진=와이예스엔터테인먼트, 켄버스)
단단한 보컬…‘믿고 듣는 폴킴’을 다시 증명하다

공연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 것은 역시 보컬이었다.

‘마음의 여행’은 기타 선율 위에 안정적으로 얹힌 목소리로 객석의 호흡을 천천히 고르게 했고, ‘내 사랑’은 무반주 도입으로 시작해 한 음 한 음이 또렷하게 남는 울림을 만들었다. 아이유의 ‘무릎’ 커버 무대에서는 악기 사용을 최소화해 보컬의 질감과 감정의 결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랑의 의미’, ‘허전해’로 이어진 구간에서는 섬세함과 힘을 동시에 지닌 폴킴 특유의 발성이 제대로 빛났다. 흔들림 없는 음정, 과하지 않은 감정 표현, 그리고 감정을 꾹 눌러 담는 호흡은 왜 그에게 ‘믿고 듣는 폴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했다.

이어진 OST 메들리(‘있잖아’, ‘안녕’,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어’)는 각 곡이 담고 있는 드라마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관객의 기억과 감정을 동시에 자극했다. 대표곡 ‘모든 날, 모든 순간’에서는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장면까지 더해져, 무대 위 폴킴이 얼마나 음악에 깊이 들어가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폴킴(사진=와이예스엔터테인먼트, 켄버스)
크리스마스의 온기, 그리고 다시 사람과 이야기로

‘크리스마스 멜로디’와 ‘화이트’는 인형 소품과 함께 연말 특유의 온기를 객석 가득 불러왔다. 중간중간 다시 등장한 경쾌한 퍼포먼스는 공연의 리듬을 재차 끌어올리며 관객들의 손뼉과 미소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 ‘찬란한 계절’ 뒤에 이어진 ‘눈’, ‘오늘 밤’, ‘너도 아는’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깊숙한 감정을 건드린 구간이었다. 폴킴은 세 곡을 두고 “마음이 많이 흔들리던 시기에 나온 노래들”이라고 털어놨다.

‘눈’은 가사를 완성하는 데 1년이 걸렸고, ‘오늘 밤’은 혼자 술을 마시던 밤에 써 내려간 곡이며, ‘너도 아는’은 한때 제목이 ‘숙취’였다는 솔직한 비하인드까지 더해지며 관객과의 거리도 자연스럽게 좁혀졌다.

“이제는 무거운 감정보다, 조금 더 따뜻하고 편안한 노래를 하고 싶다”는 말처럼 이후 무대는 한결 부드러운 결로 이어졌고, 팬송 ‘스타’와 ‘기억해’는 공연의 마지막을 가장 따뜻한 표정으로 장식했다.

폴킴(사진=와이예스엔터테인먼트, 켄버스)
남녀노소 그리고 남성 팬까지…객석을 고르게 채운 힘

이번 공연의 객석에는 연인과 친구는 물론, 가족 단위 관객과 남성 팬들의 모습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한쪽 성별이나 특정 연령에 치우치지 않고 객석이 고르게 채워진 점은 폴킴이 가진 음악적 스펙트럼과 대중성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잔잔한 발라드로 마음을 붙들고, 댄스로 흥을 끌어올리며, 입담으로 숨을 고르게 하는 구성. 여기에 탄탄하고 단단한 보컬이 중심을 잡으며 공연의 신뢰도를 끝까지 유지했다. 폴킴은 이번 ‘폴리데이’를 통해 감성, 퍼포먼스, 대중성이라는 세 축을 모두 놓치지 않은 연말 공연의 표본을 만들어냈다.

폴킴은 “오늘의 순간을 마음에 잘 담아두겠다. 여러분의 기억 속에도 이 시간이 남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오래 함께하자”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폴리데이’는 그렇게 각자의 겨울 한쪽에 조용히, 그러나 오래 머무를 공연으로 남았다. 폴킴의 무대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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