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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6개 대형 은행의 ‘30일 이상 연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 1달러당 평균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0.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6달러에서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1달러를 밑돈다는 것은 충당금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부실 대출이 늘어난 것은 사무실, 쇼핑센터 등에 대한 수요 감소로 공실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고금리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연체 사례가 급증한 탓이다. FT는 “6개 은행에서 발생한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액은 지난해 93억달러(약 12조 4100억원)까지 불어났다”며 “이는 2022년보다 거의 3배 늘어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미 은행권 전체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도 2022년 112억달러에서 지난해 243억달러(약 32조 4380억원)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은 1달러당 1.4달러로 전년 2.2달러의 64% 수준으로 줄었다. 다행히 1달러를 웃돌지만 이는 평균치여서 충당금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손실이 현실화할 경우 이를 흡수하는 데에만 7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 은행권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출 기관 데이터 수집·분석업체 뱅크레그데이터는 향후 5년 동안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미 은행들이 최대 6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해당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310억달러 대비 두 배 규모다.
이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뱅크레그데이터의 빌 모어랜드는 “업계 전반에 걸쳐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훨씬 높아져야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6개월 전에는 괜찮았지만 다음 분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은행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융감독 부문 부의장은 지난 16일 “은행들 내부적으로 위험에 대한 보고 방식이나 잠재적인 미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어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