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한중 8강전에서 다음스포츠의 클릭응원 중 ‘중국 응원클릭’이 90% 넘게 나온 것은 여론조작 세력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가운데, 카카오가 매크로프로그램(반복작업을 자동화 시키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4일 “분석 결과, 한중 8강전 클릭 응원 수의 이상 현상은 이용자가 적은 심야 시간대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현상으로 파악한다”며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당 사건은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이 지난 2일 처음 문제를 제기했으며,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와 용산 대통령실까지 나서 “여론 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 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클릭응원이 뭔데?
다음스포츠 ‘클릭 응원’은 2015년 3월 처음 선보였다. 로그인하지 않고도 놀이처럼 누구나 쉽게 스포츠 경기를 응원할 수 있는 기능이다.
많은 이용자가 참여하고, 수시로 양 팀을 응원할 수 있도록 비로그인 기반에 응원 횟수 제한은 없다.
뭐가 논란인데?
박 의원 요청으로 카카오가 내부 확인을 한 결과, 이슈가 된 지난 1일 한중 8강전에서 다음스포츠의 전체 클릭 응원은 약 3,130만 건이었고 이중, 한국 클릭 응원이 6.8% (211만 건), 중국 클릭 응원이 93.2%(2,919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박성중 의원은 “우리나라 포털에 중국 세력이 개입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고, 중국 IP를 우회해 국내서 작업하는 북한의 개입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도 북한, 좌편향, 친 민주당세력들이 포털 아이디를 도용해서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고 여론전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여론이 왜곡되는 상황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우려에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번 사건은 드루킹 시즌2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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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개 IP에서 2000만건 가까이 클릭…매크로 확실
카카오가 여당의 요구로 내부 조사를 해보니, 매크로프로그램을 쓴 정황이 확인됐다.
해외 IP 비중은 5%밖에 안됐는데, 총 클릭응원수에서는 86.9%나 차지한 것이다.
이번에 클릭 응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IP(5,591개) 중 국내 IP 비중은 95%(5,318개)로 일반적인 수준이었으나, 확인된 IP가 만들어낸 총 클릭 응원 수(2,294만 건)중 해외 IP 비중은 86.9%(1,993만 건)나 됐다.
가상사설망(VPN)등을 써서 IP를 우회할 수 있다 해도, 국내 IP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총 클릭응원수에서 차지하는 해외 IP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매우 이상한 상황이다.
그런데, 해외 IP 응원 수를 분석해보니, 단 2개의 IP가 해외 IP 클릭의 99.8%인 1,989만 건을 차지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네덜란드IP 79.4%(1,539만 건), 일본IP 20.6%(449만 건)였다. 해당 IP의 클릭은 경기가 끝난 2일 00시 30분 이후 이뤄졌는데, 정말 네덜란드와 일본 거주자들이 매크로프로그램을 돌린 것인지 국내에서 IP주소를 속인 것인지는 경찰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 업무방해 혐의 수사 의뢰
카카오는 이번 사태에 대해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라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앞서 클릭응원이 특정팀에 대한 클릭 응원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 2일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이슈로 불편함을 겪으셨을 이용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서비스 전반에서 어뷰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클릭 응원 외에 포털 내 비로그인 기반 서비스를 확인한 결과, 개인 블로그인 티스토리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댓글 외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티스토리의 경우 블로거의 판단에 따라 로그인 기반으로 운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