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가 말한 ‘구글의 순간’처럼 기술로 돈을 번 백만장자들이 쏟아지는 순간이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다음 달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이 기업공개(IPO)를 하고 나면 LA에는 억만장자와 백만장자 물결이 퍼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른바 ‘스냅챗의 순간’이다.
지난 주 스냅은 IPO 공모가에 대해 주당 14~16달러, 시가총액 195억달러~222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가 달성되면 스냅의 창업자인 에반 슈피겔과 바비 머피는 각각 37억달러, 수석 부사장 티모시 젠은 1억1000만달러, 스냅 최고전략책임자 임란 칸은 4600만달러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이외에도 주식 보유량에 따라 수십명의 스냅 직원이 하룻밤 사이에 백만장자가 되며 1900여명의 직원들도 나름의 잭팟을 터뜨리게 된다.
LA의 자산관리인, 명품 조달업자, 부동산 중개인, 변호사 등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스냅 임직원들을 고객으로 붙잡기 위해 각종 검색사이트와 페이스북의 광고를 구입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링크드인을 활용해 메세지를 보내는 등 다양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부 부동산 판매업자들은 스냅 직원들이 구입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해변가에 고급 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이들은 “IT업계가 날아오르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기대했다.
자산관리자들은 갑자기 불어난 자산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객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재무담당 고문인 하워드 로웬은 “한 번 돈을 벌어 본 기술 스타트업 엔지니어들이 다시 한 번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일생에 한 번 오는 기회일 것”이라며 “기업가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와 주식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지만 항상 일이 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회사 외에도 다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냅도 자체적으로 1900여명의 직원들이 갑자기 늘어난 자산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스탠포드대학의 교수를 초빙해 IPO가 바꿔놓을 삶과 이에 따른 영향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 이는 구글이 상장할 때와 비슷한 전략이다.
스냅은 그레이터 로스엔젤레스의 해변가 베니스로 이주한 뒤 주변지역의 모습을 바꿔 놓았다고 NYT는 전했다. 과거엔 가족경영 상점이나 바가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9달러짜리 음료와 7달러짜리 토스트가 팔리고 있다. 고급의류 및 가정용품 매장들도 들어섰다. 스냅이 회사를 이 지역으로 옮기면서 직원들도 근처에 거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5년말 600명이던 스냅 직원은 3배 이상 증가했고 회사는 인근 여러 건물을 소유·임대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다른 스타트업들이 인근에 생겨나기 시작했고 회사 임직원들이 벤처투자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졌다. 덕분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 웹사이트 트룰리아에 따르면 이 지역의 주택 가격은 지난 해 13% 상승해 1㎡당 평균 12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의 미션 디스트릭트나 실리콘밸리의 팔로알토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인근 지역을 산업단지와 캠퍼스로 탈바꿈시킨 것과 유사하다.
스냅의 IPO는 이외에도 벤처투자자들이 기술 스타트업에 눈을 돌리게 하는 또다른 효과를 낳고 있다. 산타모니카의 벤처캐피탈 업프론트 벤처스의 마크 서스터는 “스냅의 IPO같은 이벤트가 발생하면 직원들은 벌어들인 자본으로 다시 투자하게 된다”면서 “스타트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3~5년은 확실히 르네상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